‘그러니, 십계명은 자유의 계명이다’ 이 제목에서부터 의구심을 갖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십계명이라고 하면 ‘거부하지 마라’, ‘순종하고 복종하라’는 식의 훈계를 먼저 떠올리기 때문이다.
십계명이 너무 오랫동안 이른바 ‘도덕의 몽둥이’가 되어온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자신을 옭아매고, 타인을 제약하거나 억압하는 도구가 되면서 인간의 삶을 적대시하는 결과도 만들어왔다.
전 세계 800여 개 베네딕토 수도회를 대표하는 노트커 볼프 수석 아빠스와 독일 유력지 「쥐트도이체 차이퉁」의 종교 전문기자인 마티아스 드로빈스키가 이렇게 케케묵은 강령으로 치부되어 온 십계명의 참뜻에 파고들었다.
십계명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어떠한 의미가 있는가. 「그러니, 십계명은 자유의 계명이다」(232쪽/8500원/분도출판사)에서 저자들은 먼저 “신앙은 의심할 줄 알아야 한다”, “더 나아가 의심은 성숙한 신앙의 일부다”라고 말한다. 십계명의 신앙적·영성적 의미뿐 아니라 사회·정치·경제적 의미까지 총체적으로 모색한 저자들은 “십계명이 인간의 행위를 제한하는 것은 결국 사랑 탓이며, 인간을 이웃과 더불어 자유로운 삶으로 인도하려는 뜻”이라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십계명은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가? 저자들은 우선 십계명은 시나이산에서 계시된 것이 아니라 수백 년에 걸쳐 ‘형성’됐다고 설명한다. 이스라엘 민족이 끊임없이 방종에 빠지자 십계명이 생겨난 것이다. 즉 본래의 십계명은 언제든 타락할 수 있는 미약한 인간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했다. 아울러 십계명은 기본법이 제공하는 보호의 기능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사랑의 삶을 살도록 이끈다.
본래의 십계명은 삶의 기쁨을 막으라고 있는 것이 아니라, 기쁨을 만들라고 생겨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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