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예수 그리스도에게 사형선고를 내렸다. 그로부터 200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지금도 이 땅에는 수많은 사형수들이 존재한다.
「사형수와 함께하는 십자가의 길」(사형수 5인 지음/164쪽/6000원/가톨릭출판사)은 생명의 주인인 하느님의 뜻을 돌아보게 하는 대림 제2주일 인권주일에 더욱 마음 깊이 나눌만한 책이다.
이 책은 사형수가 되고서야 예수를 알고 참회와 속죄의 길을 걷는 이들 중 5명이 깊은 회개의 마음으로 십자가의 길을 봉헌하며 묵상한 기도를 담고 있다.
사형수들에게 가장 무거운 형벌은 죽음이 아니라 바로 양심의 가책. 이 가책과 반성의 마음으로 고통스럽지만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용서조차 구하지 못하고 쓰러지기도 한다. 이들은 십자가를 진 예수가 세 번이나 넘어졌다 다시 일어난 것을 묵상하며, 매일 속죄와 보속의 기도를 봉헌했다.
“상처받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며 회개해야만 합니다. 그래서 더 혹독한 고통 속에서 희생하고 기도하며 주어진 시간을 소중하게 살아가겠습니다.”(도 토마스의 기도 중, 제1처 예수께서 사형 선고 받으심을 묵상합시다)
“매일 넘어지는 저에게 하느님의 사람들이 주님의 말씀을 가지고 다가와 ‘사람은 누구나 한 번은 실수할 수 있는 거’라면서 저를 일으켜 세워 놓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멉니다.”(이 아우구스티노의 기도 중, 제3처 예수님께서 기력이 떨어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회 위원장 김성은 신부는 이 책을 추천하며 “사형수들이 죄를 저지른 것을 합리화할 생각은 없지만, 우리 모두 그들이 왜 그렇게까지 되었으며 무엇이 그들을 그 지경까지 가게 만들었을까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며 “사형수 형제들의 묵상과 나눔이 피해자 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속죄와 용서의 도구가, 기도를 함께하는 모든 이들에게도 용서와 화해의 도구가 될 수 있길 기도해본다”고 전했다.
크나큰 실수를 저질렀지만, 그들의 목숨까지 앗아갈 권리가 사람들에게 주어진 것은 아니다. 가톨릭출판사도 우리나라 사형제도 폐지 법안 통과에 힘을 싣는 노력의 하나로 이 책을 기획, 출간했다.
개인은 물론 각 본당과 공동체 등에서 봉헌하는 사형제도 폐지를 위한 기도에도 유용한 책자다. 각 처 기도마다 함께 실은 현대 종교미술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지거 쾨더 신부의 십자가의 길 그림은 더욱 깊은 울림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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