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희송 신부·박준양 신부·안소근 수녀 역/88쪽/3500원/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최근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펴낸 「오늘의 신학 : 전망 원칙 기준」은 교황청 신앙교리성장관 윌리엄 레바다 추기경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제신학위원회가 두 번의 회기(각 5년)에 걸쳐 근 10년 간의 노력 끝에 발표한 역작이다.
‘현대 교도권에서 나온 최초의 진정한 신앙 방법론 교과서’라는 평가를 얻고 있는 이 책은 전통과 현대,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며 균형 잡힌 시각에서 오늘의 신학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 그리고 위기를 분석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과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주교회의에서도 이 문헌의 중요성과 신학적 수준을 감안해 상임위원회를 통해 신앙교리위원회에 전문 신학자의 번역을 의뢰했고, 이로써 신앙교리위원회 위원인 손희송 신부(서울대교구 사목국장), 박준양 신부(가톨릭대학교 교의신학 교수), 안소근 수녀(한국가톨릭교리신학원 가톨릭신학연구실장)가 합동 번역을 맡았다.
제1장 ‘하느님 말씀의 경청’, 제2장 ‘교회의 친교 안에 머무름’, 제3장 ‘하느님의 진리를 설명함’ 등 총 3장으로 구성된 책자는 “신학의 표현, 주인공, 개념과 맥락들은 풍요로운 다수성을 지니지만, 그 신학이 하느님 말씀을 주의 깊게 경청하는 데에서 흘러나오며(제1장), 의식적으로 그리고 충실하게 교회의 친교 안에 머문다면(제2장), 그리고 오늘의 남녀들에게 이해될 수 있는 형태로 하느님의 진리를 전해줌으로써 세상 안에서 하느님을 섬기는 것을 지향한다면(제3장), 신학은 ‘가톨릭적’(보편적)이고 따라서 근본적으로 하나”라고 그 주제들을 밝힌다.
이 책의 특징은 신학의 제반 원리 및 방법론을 광범위하게 성찰하면서 동시에 통시적 방법론과 공시적 방법론이 교차된다는 것이다.
관계자들은 거대한 신학사적 내용이 짧은 문장들 안에 함축되어 있어서 두고두고 꼭꼭 씹어 먹듯이 반복적으로 읽으며 소화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도 ‘제시된 방법론적 성찰이 매우 함축적이어서 시처럼 아름답다고 여겨질 정도’라는 것.
특히 ‘신앙의 해’를 보내고 있는 시점에서 ‘표준 교과서’ 같은 신학 방법론 책이 나온 것은 무척 뜻 깊다는 것이 학계의 의견이다.
번역에 참여한 박준양 신부는 “올바른 신학 방법론의 중요성을 실감하던 차에 문헌 원문 출판을 보았고 그 번역에 참여하게 돼 기쁘다”면서 “토착화와 지역 신학의 문제까지 다루고 있으므로, 특별히 한국교회의 맥락에서도 모든 신학생들과 신학도들에게 큰 도움을 주는 하나의 신학 지침서가 될 것”이라고 출판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