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데니스 에드워즈 신부의 「신의 활동 방식」을 번역·발간한 오경환 신부.
그리스도인뿐 아니라 일반 대중들이 교회에 던지는 대표적인 질문 중 하나다. 그리고 이 해답을 찾는 것이 그리스도교 신학의 중심과제이기도 하다.
현대사회 들어서 우주가 활동하고 진화하는 모습은 과학에 의해 객관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반면 신학은 눈에 보이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학문이 아니다.
이에 따라 여전히 많은 이들은 과학과 신학이 대립한다는 편견을 안고 있다. 이를테면 교회는 진화론과 가톨릭교리가 충돌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진화론이 도대체 무엇이고 왜 가톨릭교리와 충돌하지 않는지 알고 있는 이들은 여전히 소수에 불과하다. 특히 한국교회 안에서는 ‘신학과 과학’ 을 연구하는 이들이 극히 드문 것이 현실이다.
오경환 신부(인천교구 원로사목자)는 오래 전부터 현대과학과 신학을 통합적으로 다루는 분야에 관심을 갖고 개인적인 연구를 지속해왔다. 2006년부터는 ‘오경환 신부의 과학과 종교’(www.ohkh.net) 사이트와 연구모임을 운영하고, 인천가톨릭대학교에서 ‘신학과 과학’ 강의도 시작했다.
이러한 관심 안에서 최근 들어 오 신부의 시선을 끈 책은 ‘신학과 과학’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 데니스 에드워즈 신부(호주 플린더스대 조직신학 교수)가 쓴 「How God acts」였다. 오 신부는 1년여에 걸쳐 이 책을 번역, 과학자와 신학자뿐 아니라 일반 대중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어휘를 다듬어 내놓았다.
오 신부는 “‘신학과 과학’이라는 분야는 가톨릭교리를 과학적인 발견에 비추어서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정립하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이와 관련해 오 신부는 “에드워즈 신부의 책은 ‘하느님께서 세상 안에서 어떻게 일하고 계시는지’에 대한 확신에 찬 비전을 제시하며, 무엇보다 하느님의 활동에 대해 밝히는 신학은 자연세계를 치유와 완성에로 이끌어준다는 것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에드워즈 신부님은, 하느님의 활동은 ‘비개입적’이어서 하느님께서는 독단적으로 자연의 법칙을 위반하며 세계에 개입하지 않으신다고 밝힙니다. 진화의 방법을 통해 그리고 우연과 규칙성을 통해 창조하시고, 피조물의 자율성을 인정하고 보호하신다는 말입니다.”
특히 오 신부는 “에드워즈 신부님은 이 책에서 기적이란 자연의 법칙을 위반하는 하느님의 활동이 아님을 강조한다”고 전했다. 자연법칙을 어기는 기적은 없지만, 사람들이 현재까지 알아낸 자연법칙만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어떤 사건이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제 더 이상 신앙을 빌미로 과학의 발견을 도외시할 수 없는 시대입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말씀처럼 과학은 오류와 미신에서 종교를 정화할 수 있고, 종교는 우상과 거짓 절대성에서 과학을 정화할 수 있습니다. 신학이 우리가 사는 세계를 보다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도록, 한국교회에서도 ‘신학과 과학’ 을 연구하는 이들이 많이 배출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