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요 신부님, 안녕하세요. 저는 갓 세례를 받은 새신자입니다.
주위에서 교우들이 “성체를 영하기 전에 공복재를 지켜야 한다”고들 합니다. 그런데 공복재가 무엇인가요?
말씀하신 분들께 여쭤봐도 “성체를 영하기 전에 식사를 하면 안 된다”라고만 할 뿐, 그 시간이 어느 정도인지, 물과 같은 음료수는 마셔도 되는지 정확히 알고 있는 분은 아무도 없더군요. 교회법에서 규정하는 공복재의 의미와 그 기준을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대답입니다 예, 답해드리겠습니다. 공복재는 영성체를 위한 영적인 준비입니다. 성체를 모시기 위한 마음의 준비인 것이지요. 단지 그것의 외적인 표현이 음식이나 음료를 피하는 것이지요.
교회 역사를 볼 때, 초세기부터 공복재에 대한 규정이 있었습니다. 물론 공복재에 대한 규정이 조금씩 변화되어 왔습니다. 다음과 같이 말입니다. 1917년 교회 법전에서는 다음날 미사드릴 사제에게는 밤 자정부터 금식할 것을 규정하였습니다. 1957년, 비오 12세 교황은 영성체 3시간 전부터 금식할 것을 규정하였고, 1964년, 바오로 6세 교황은 영성체 1시간 전부터 금식할 것을 규정하였습니다.
더 나아가서 현행 교회법은 “영성체 전 적어도 한 시간 동안은 물과 약 이외에는 금식(음료수포함)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노인, 병약자, 그들을 간호하는 이들은 비록 한 시간 이내에 조금 먹었더라도 성체를 영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문에 의하면, 노인이나 병약자, 간병인들은 공복재의 관면을 받는다고 말씀드릴 수가 있겠습니다.
형제님, 교회법 조문 잘 보셨지요. 미사 전에 물과 약은 얼마든지 드셔도 상관없습니다. 또한 노인, 병약자, 간병인은 공복재를 지키지 않아도 됩니다. 중요한 것은 마음의 준비입니다. 우리가 미사 드릴 준비를 얼마만큼 정성껏 하느냐는 문제인 것이지요. 지극정성으로 미사 준비를 잘 하셔서 미사의 은총 듬뿍 받으시길 바랍니다.
신동철 신부는 안동교구 소속으로 1993년 사제품을 받았으며 로마 교황청립 라테란대학교에서 교회법 박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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