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신 교수(스테파노·단국대 건축학과)는 이러한 한국 교회건축을 연구, 보존의 길을 개척해 온 대표적인 건축학자다. 특히 김 교수는 ‘과연 우리 시대에 맞는 교회 건축은 어떠한 것인지’,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등에 대해 반문하고 그 해답을 찾아왔다.
하지만 김 교수는 “교회건축은 기본적으로 지나온 역사와 유산, 신앙의 원천인 전례, 그리고 전통과 양식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역사, 전례, 양식으로 본’이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 「한국의 교회건축」은 각 유산의 건축적인 특징뿐 아니라, 각 종파별 전례와 다양한 건축양식에 대한 해설까지 풍성하게 담아 교회건축을 보다 올바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먼저 1부에서는 우리나라 문화재로 지정·등록된 교회건축물 중 천주교, 개신교, 성공회의 대표적 유산을 사진 등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2부 ‘한국 그리스도교의 수용과 교회건축의 발전’은 우리의 교회건축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수용, 변천되고 발전되었는가에 대해 해설한다. 이어 3부에서는 각 종파별 예배의식과 특징, 건축 양식적 전통에 대해 고찰했다. 비그리스도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마련한 장이다. 교회건축 유산 목록과 교회용어 해설 등도 부록으로 실어 유용성을 높였다.
특히 김 교수는 오랜 연구와 고증 등을 거치는 과정에서 각 종파별 교회건축의 특징을 총체적으로 비교분석할 수 있는 자료를 정리한 것은 물론, 일부 잘못 알려진 정보들을 바로잡는 성과도 이뤄냈다.
이러한 김 교수의 연구 활동은 우리나라 교회유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키기 위한 준비 작업으로 의미를 더한다. 김 교수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 어떤 나라나 기관단체 등에서 관리하는 것보다 더욱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옛 것을 보존하고 가꿔갈 수 있다”며 세계문화유산 등재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하지만 문화유산에 대한 보편적인 인식 부족과 각 종파 및 지역자치단체의 무관심 등은 문화유산 보존을 위한 발걸음을 더디게 하고 있다.
“우리의 교회유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인정받는 것은 신앙을 대중화하는데 더욱 힘을 실어줄 수 있습니다. 특히 교회건축물들은 교회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상징입니다. 교회건축물과 같이 사람에게 직접적으로 다가가 많은 것을 보여주는 유형적인 유산들은 신앙을 현대화하고 생기를 띠게 하는데 큰 디딤돌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