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 날씨가 제법 기승을 부리던 12월 3일 경북 칠곡군 동명면에 위치한 성가양로원(원장=장상현)에서는 오랜만에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웃음소리로 떠돌썩했다. 흥겨운 민요가락이 흘러나오자 연신 몸을 흔들어대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겐 참으로 오랜만에 맛보는 즐거움이다.
최상배(안토니오ㆍ50ㆍ대구 월성본당)씨와 그의 대자(代子)들이 마련한 노인위안잔치, 8번째 이어지고 있는 이들의 숨은 얘기는 이제 알음알음으로 알려져 이날은 제법 큰 잔칫상이 마련됐다.
평소에도 틈나면 양로원을 찾아 궂은 일을 도맡아 하던 최씨가 노인위안잔치를 연것은 지난 88년 12월, 아이들의 저금통을 털고 박봉을 쪼갠 돈으로 국거리를 장만해 양로원을 찾았다. 『고깃국 한그릇에도 손을 꼭 쥐고는 잘 먹었다며 찾아줘서 고맙다며 인사하는데 몸둘 바를 몰랐습니다. 이분들이 얼마나 정에 굶주려 사시는지 실감했지요』.
최씨의 사연은 그의 대자들의 모임인「형제회」에 자연스레 전해져 4년전부터는 7명의 대자부부가 함께 참여하게 됐다. 어려운 시간이지만 대자들이 발벗고 나서 위안잔치를 마련해줬다. 십시일반으로 마련한 돈으로 과일, 떡, 쇠고깃국을 준비하고 TV와 냉장고도 전달했다.
올해엔 특히 민요가수 권세나씨와 김동하씨 등 연예인들이 8명이나 무료로 봉사에 나서 흥겨움을 더했다. 형제회 정수하(심불리치오)씨는『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노라면 눈물이 절로 난다』면서 메말라 가는 세태를 안타까워했다.
작년부터는 이들의 미담을 전해들은 비신자들도 뜻을 함께 하기 시작했다. 최씨는 그러나 한꺼번에 경비를 조달하는데에 따른 어려움때문에 구좌를 마련, 매달 회비형태로 했다. 내년부터는 형편이 닿는대로 전반기에 한차례 더 노인 위안잔치를 열 계획도 갖고 있다.
*도움주실분=069-50-073160-001(대구은행), 연락처=251-1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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