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이촌1동 한강아파트 경비원 정봉수(미카엘ㆍ48)씨. 그가 이곳에서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해온지 벌써 15년을 접어든다.
정씨는 경비업무를 교대하고 귀가할 시간이 되면 마음이 바빠진다. 찾아갈 곳이 있기 때문이다. 관악구 신림1동 일대 달동네에 위치한 노인복지시설「평화의집」이 바로 그곳.
정씨가 15년간 일궈온 평화의집은 지역의 독거 생활보호대상 노인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정기의료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것은 물론 생계비 지원과 소일할 수 있는 간단한 일거리를 제공하는 등 달동네 외로운 노인들의 없어서는 안되는 소중한 보금자리로 자리잡아 왔다.
『주변사람들의 도움이 없이는 전혀 할 수 없었던 일입니다. 주변본당과 이름 모르는 많은 신자들이 도움을 베풀어 왔습니다. 저 혼자의 힘만으로는 아마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혼자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을 느낀 정씨가 도움을 요청, 3년전부터 인향성(가롤로ㆍ골롬반 외방선교회) 신부가 이곳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다.
15년전 시골에서 부인 김순자(말따ㆍ43)씨와 아이 둘을 이끌고 서울로 올라온 정씨는 신림1동 달동네에 첫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아파트 경비업무를 시작했다. 그는 이때부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마을 주변의 불우 노인들을 위한 헌신적인 봉사를 시작했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보살피고 탁아소와 공부방을 남모르게 도와오던 정씨는 2년전인 1993년, 체계적인 복지시설의 필요성을 느껴 불우노인 복지시설인「평화의집」을 개원했다. 말이 복지시설이지 쓰러져 가는 판자집에 간판하나 내걸은 것이 전부였다.
요즘은 주변지역이 재개발 지역으로 결정돼 언제 닥칠지 모르는 철거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하루빨리 장소를 옮겨야 하는데 말처럼 그리 쉽지만은 않단다. 이곳이 철거되면 이들은 갈곳이 없기 때문이다.
생활이 어려워질때 비로소 참 신앙에 눈을 뜨게 되었다는 정씨는 앞으로 농촌에 경로마을을 건설해 평화의집 노인들이 여생을 편히 보낼수 있도록 하는 작은 소망을 가지고 있다.
『행복은 나보다 더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 사랑을 베풀때 비로소 찾아 온다는 진리를 봉사를 통해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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