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을 받은 기쁨보다「신앙인의 삶의 한 부분이 이런 것 이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이것이 곧 주님을 증거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쁠 뿐입니다』
10월 5일 부산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제11회「자랑스런 시민상」대상을 받은 구만섭(알로이시오ㆍ부산교구 기장본당ㆍ59세)씨.
17년동안 구두수선공으로 일해오면서 오히려 남들의 도움을 받아도 시원찮았을 구씨가 도대체 어떻게 살아왔기에 대상을 받을 수 있었을까?
수상후보자로 추천되면서 작성된 공적조서에는 한쪽 다리가 불구인 지체장애인이면서도 연고가 없는 걸인들을 수용시설에 알선해주고, 혼자 사는 노인의 대소변을 받아내며 간호하고, 숨진 행려자들의 장례를 손수 치러주는 등 남다른 희생정신을 보여주었다는 내용의 선행사실이 많이 적혀있었다.
17년 전부터 구씨는 하루 벌이가 많든 적든 이를 교회 세금 학비 나눔 생계의 몫으로 5등분하는 일을 매일 해오고 있다. 술 담배를 줄여가며 하루1백원이고 2백원이고 나눔을 위해 모아지는 돈은「노동자」란 가명으로 저축됐고 여기서 나오는 이자로 불우한 이웃을 찾아 다니며「도움이 아닌 나눔」의 생활을 오늘까지 계속해오고 있는 것이다.
구만섭씨는 5년전 지금의 임대아파트에 입주하기 전 까지는 단칸셋방에서 살았다. 천식을 비롯해 온갖 병마에 시달리는 부인과 고등학생 아들 딸과 한방을 사용해야 했다. 이 좁은 방에 오갈데 없는 병든 노인을 구씨는 가끔 모시기도 했다.
이렇게 어렵게 살아온 구씨지만 아이들 등록금 납부일을 하루도 넘겨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매일 저녁 가족기도 시간을 통해 함께 하루를 반성하고 혹시나 라면 1개 값이라도 빚이 있다면 당장 가서 갚아야 하는 것이 구씨의 생활방식이다.
이런 아버지에 대한 자식들의 긍지도 대단하다. 구씨가 병이라도 나면 아들이 길모퉁이 한 평도 채 될까한 아버지의 직장에 함께 출근해 일을 돕는다.
딸도 친구들을 데려오면 스스럼없이 구두를 닦고 있는 아버지에게 인사를 시킬 정도이다.
구만섭씨 자신도 구두수선공이란 직업에 대단한 긍지를 갖고 있다. 『지식이나 경제적인 부, 건강한 육체, 융통성 등이 없음을 하느님의 큰 축복으로 생각한다』는 구씨는『만약 이런 여건이 나에게 주어졌다면 욕심으로 인해 지금과 같이 이렇게 떳떳하고 자유롭게 또 나눔의 삶을 살 수 없었을 것이다』 고 말한다.
철저한 직업정신을 갖고 사는 구씨는 평일이면 오전 8시에 출근해 오후 8시에 문을 닫는다. 가난한 손님에게 무료 수선은 해줄지언정 절대로 외상은 없다. 그리고 거만한 소님은 거절하는 당당함도 있다. 무엇보다 구두수선을 위해 기다리는 손님은 선교의 대상이라는 인식 아래 교회를 알리는 일에도 소홀함이 없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