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여년간 도시빈민의 대부로 살아온 벽안의 사제, 정일우 신부의 회갑잔치가 평소 그를 정신적 지주로 여기며 고락을 함께 했던 주민들에 의해 조촐하게 마련된다.
과거 정일우 신부에 의해 설립된 철거민 마을인 경기도 시흥시 일대의 복음자리 마을주민들은 최근 주민회의를 열고 집단이주촌을 건립해 이곳으로 자신들의 생활 터전을 마련해준 정신부의 회갑을 오는 10월 29일 복음자리 마을에서 열기로 했다.
특히 이들 3개마을 주민들은 거의 비신자들로 구성돼 있으면서도 종교와 관계없이 정신부의 사랑 넘치는 참사제상에 매료돼 지금까지 그를 정신적 지주로 여기며 따랐던 주민들로 금년에 회갑을 맞은 정신부에게 환갑잔치를 열어 보은하기로 한것.
무엇보다 이들은 정신부가 주민들의 부담을 우려해 회갑을 원치 않을까 염려, 모든 준비를 완료한뒤 사양할 수 없도록 치밀한 준비를 하고 있는가 하면 경비는 3개마을 주민들과 작은자리회관 등 공동체 회원, 국회의원 제정구씨 등이 성의껏 준비, 그야말로 형식적인 요란함보다는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축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회갑을 열기로 한뒤 몇명이 정신부님께 회갑잔치를 열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는 요청을 하러 갔을때 정신부님께서는 수락하는 조건으로 모든 것을 생략하고 막걸리와 풍물만을 준비해 달라고 하셨어요」
제정구(바오로ㆍ인천교구 신천본당) 의원을 비롯한 잔치를 준비하고 있는 주민들은 정일우 신부의 요청에 따라 조촐하게 회갑잔치를 준비하기로 했지만 주민들은 정신부에게 한복과 이불 등을 서로 만들어 선물하고 싶어 야단이다.
사제품을 받기전 한국땅에 발을 들여 놓았다가 66년 서품후부터는 서강대 교수로 재직하며 수련원 원장, 신학원장 등을 역임했던 정신부는 성균관대에서 한학을 공부할 정도로 한국인의 심성을 이해하려 했고 한국인보다 더 막걸리와 풍물을 좋아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73년 정신부는 청계천과 양평동, 목동 등에서 빈민활동에 뛰어들게 됐고 함께 생활 하던 지역주민들이 철거민으로 쫓겨나게 되자 그들을 데리고 현재의 경기도 시흥시 일대에 3개의 이주촌을 만들어 함께 생활 해 왔었다.
물론 정신부는 독일의 미제레올과 네덜란드의 세베모, 예수회 등으로부터 수많은 원조를 얻어내 철거민 정착촌 건립에 막대한 도움을 주었고 이렇게 건립된 정착촌이 복음자리마을과 한독마을, 목화마을 등으로 총4백30여세대에 달하는 대규모 마을로 형성됐다.
작은자리 회관의 최수자(요안나)씨는「현재는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에서 이웃주민들과 함께 유기농 농사를 지으며 농사꾼으로 변신해 계시지만 이곳 3개마을 주민들은 영원한 정신적 아버지로 그와 함께 있다」며「29일 오후 3시에 회갑미사와 함께 시작된다는 회갑잔치에 정신부님을 아는 많은 분들이 오셔서 회갑을 축하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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