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교 성성 25주년을 축하 드립니다. 청주교구장으로서의 지난 25년간을 짧은 한마디에 다 담을 수 없겠지만 그 감회가 남다를 것으로 생각됩니다. 우선 교구장 착좌 25주년을 맞는 소감을 말씀해 주십시오.
▶하느님께서 이토록 오랫동안 교구장직에 머물 수 있도록 안배해 주신 은혜에 감사 드립니다.
1970년 로마에서 공부하고 있을 때 교황 바오로 6세께서 저를 청주 교구장 주교로 임명하셨습니다. 그날이 6월 25일이었습니다.
참으로 묘한 인연이었지요. 6ㆍ25전쟁 탓에 사제성소를 결심, 사제가 되었는데 바로 20년 뒤 6월 25일에 주교로 임명 됐으니까요.
결국 공부를 마치고 귀국하느라 70년 10월 3일 교구장 착좌식을 가졌습니다. 청주교구장으로 부임할 당시 제 나이가 39세였습니다.
당시 청주는 인구 15만의 작은 도시로 아스팔트 도로는 청주-조치원간이 전부였고 나머지 모든 도로는 비포장일 때였죠. 돌이켜 보면 참으로 많은 시간이 흘렀어요.
- 교구장으로 부임하던 70년 당시 청주교구는 신자 4만4천여명, 한국인 성직자는 총 6명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25년이 지난 지금 94년 교세 통계를 보면 신자 총수는 2배, 성직자수는 무려 13배나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재임기간 동안 가장 역점을 두셨던 사목지표는 무엇이었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저는 교구장으로 부임하면서 지난 25년 동안 자나 깨나 사제양성에 가장 많이 신경을 써왔습니다. 신자들에게는 성가정을 이루라고 강론하면서 성직자와 수도자가 그 가정에서 나와야만 성가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말만 25년간하고 다녔습니다. 부임 당시 청주교구는 자립교회가 아니었습니다. 당시 청주교구에는 성직자가 29명이 있었는데 한국인 신부는 6명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모두 메리놀 신부였습니다. 76년에 가서야 비로소 메리놀 신부와 한국인 신부가 동수를 이뤄 모두 35명이 됐습니다.
교구가 아무리 가난해도 신학생 학비에 대해선 학부모들이 신경을 안 쓰도록 했습니다. 이러기 위해 저는 거의 먹지도 않고, 또 교구의 지출을 최소화해야만 했습니다. 신학생 양성비가 교구 지출 1호였고 다른 지출은 거의 없었습니다. 주교가 된지 10년째 되던 해인 80년부터 본당의 증설이 가능했고 금년으로 본당 수가 부임 당시 22개 본당에서 44개 본당으로 꼭 2배가 늘었습니다.
그리고 내년이면 부제까지 합해서 교구 출신 성직자가 1백명이 됩니다. 한국 교회는 예외입니다만 전 세계적으로 볼 때 교구장 재임기간 동안 사제를 1백명 서품 시킨다는 것은 특은입니다. 또 교구 사제단의 거의 모든 신부를 서품시킨 경우도 흔치 않을 것입니다.
- 금년에 10년 장기계획으로 청주시 북대동에 통일 성전을 건립하고 계십니다. 남북통일기원 성당의 건립의미를 구제적으로 듣고 싶습니다.
▶통일성전을 짓는 동기는 많습니다. 이미 말씀 드린대로 저는 6ㆍ25로 인해 사제가 되기로 결심했고, 주교 성성일도 6월 25일이었습니다. 또 교구장 부임 당시 교구에서 사목하시던 메리놀 신부들 대다수가 평양교구에서 사목을 해왔던 분들이었습니다. 아울러 메리놀 주교로부터 교권을 물려받은 주교는 평양의 홍용호 주교 다음으로 저자신 뿐입니다. 그래서 저는 주교로 임명된 후 한번도 뵌 적은 없지만 홍주교님을 단 하루도 잊어본 날이 없습니다.
아울러 저는 전쟁을 하느님의 천벌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무엘 하서에 보면 전쟁과 기근, 전염병은 하느님께서 내리시는 벌로 기록돼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전쟁이 터진 것은 우리 민족이 벌받을 만한 잘못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전쟁 중에 형제끼리 죽이지 않았습니까. 따라서 잘못에 대한 회개의 표시가 있어야 통일이 가능하리라 믿습니다.
지금 건립중인 북대동 남북 통일 기원 성전은 마치 보ㆍ불전쟁을 보속하기 위해 지어진 「몽마르뜨 성당」에소 1백년이 지난 지금까지 매일 속죄의 미사와 성체강복이 거행되고 있듯이 우리 민족의 잘못과 전쟁의 죄악을 뉘우치고 하느님께 용서를 청해 하느님께서 통일을 이루어 주시기를 청하는 회개의 장소가 될 것입니다.
- 2천년대를 준비하면서 교구 사목에 특별히 주안점을 두고 계신 것은 무엇입니까.
▶물론 복음화 운동이지요. 복음화는 양적인 면과 질적인 면 등 두 가지로 구분 되는데 저는 질적인 복음화 못지 않게 양적인 복음화도 강조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로는 전 세계 복음화율이 세계 인구의 18%인데 우리 나라의 경우 국민 총인구의 약 7.5%에 불과합니다. 저의 교구의 경우 약 8%의 복음화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제수의 경우 세계 평균 인구 1만명당 신부 1명으로 세계 평균율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최소한 세계 복음화 평균율을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청주교구의 경우 2~3년 안에 지역인구 10%의 복음화가 달성될 전망입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성직자, 수도자는 물론 평신도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합니다.
- 건강해 보이시는데 특별히 하시는 운동이라도 있으신지요
▶본래 낙천적인 사람이라 매사를 기쁘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모든 일에 하느님께 감사 드리며 사는 생활습관이 저를 낙천적으로 만들었나 봅니다. 일주일에 서너 번 정도 혼자서 우암산을 오르고 있는데 산을 오르며 묵상을 하다 보면 몸과 마음이 개운해집니다.
- 오랜 시간 좋은 말씀 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약력 및 저서◇
▲1931년 서울 출생
▲1961년 사제 서품
▲1970년 청주교구장 주교로 서품
▲교계 제도사, 교회 법원사, 말씀의 식탁에서, 교회법 해설 제1,2,3권 등 출간
▲칠층산, 종군신부 카폰, 가톨릭 교리입문 등 번역서 다수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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