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광주 비엔날레」에 리투아니아 전 대통령이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씨와 가야금연주가 황병기씨와 함께 9월 20일 오후 7시 광주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개막 연주회를 가져 화제를 낳고 있다.
란스 베르기스(63세) 전 대통령은 21일 출국 직전 가톨릭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광주비엔날레는 우선 규모면에서 세계 미술인들의 관심을 끌만큼 매혹적인 행사였다」고 평가하면서 「비엔날레가 예술과 교육 그리고 민주의 상징인 광주에서 열려 더욱 뜻 깊었던 것 같다」고 토로했다.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로서 60년대 유명한 전위예술 그룹「풀럭서스」의 멤버로 활동하기도 했던 란스 베르기스 전 대통령은 이번 개막공연에서 리투아니아 작곡가인 칠리오니우스의 피아노 변주곡을 연주해 참석자들의 우뢰와 같은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그는 「이런 국제적인 수준의 행사에서 동양인들이 큰 흥미를 갖고 있는 칠리오니우스의 작품을 연주하게 돼 기쁘다」고 말하면서 「경제 성장을 거듭한 한국이 다양한 문화 행사와 더불어 고대와 현대 문화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멋진 비엔날레를 개최했다는 것은 앞으로 문화적 측면에서의 무궁한 발전을 시사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광주 비엔날레에 대한 칭찬을 주저하지 않았다.
「소련을 부순 인물」「탈소 독립과 민주화 운동의 상징」으로 꼽히는 란스 베르기스 전 대통령은 89년 3월 리투아니아 공화국 반소 전선의 대표로 선출되어 이듬해 소련으로부터의 독립을 선언, 소련군이 진주하자 의사당 앞에서 「나를 밟고 지나가라」며 2주간 단식무저항투쟁을 벌여 소련군을 물리치고 독립을 쟁취한 리투아니아의 정신적 지도자다.
그는 「나뿐 아니라 소련으로부터 끝없는 탄압을 이겨내는데 가톨릭교회의 정신이 가장 큰 영향력을 끼쳤다」고 밝히면서 「러시아가 러시아정교회로 개종을 요구하며 가혹한 탄압을 했을 때도 수많은 가톨릭 성직ㆍ수도자와 평신도들은 이에 저항하며 죽음을 불사했다」고 전한다.
란스 베르기스씨는 「리투아니아에서의 가톨릭정신은 종교뿐 아니라 민족과 국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다」고 강조하면서 「소련이 리투아니아어를 없애기 위해 소련 말을 강요했을 때도 교회에서는 리투아니아어로 미사와 성가를 부르는 등 탄압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저항했다」고 역설했다.
많은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들이 이 저항운동으로 감옥에 갇히는 것도 불사하고 이들은 지하조직을 이용 가톨릭신문을 제작, 국민들에게 배포하거나 외국어로 번역, 해외에 리투아니아의 사정을 알리는 일을 했다.
란스 베르기스 전 대통령은 「지하조직 활동을 했던 사제들이 체포된 후 법정에서서 소련인들에게 「나는 당신들의 법보다 더 높은 하느님 법을 많이 따라 행동했고」하는 증언을 많이 들었다」고 전하면서 「이러한 성직자들의 모습이 리투아니아 가톨릭교회가 민족 종교로서 확고히 자리 잡는데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토로했다.
정치인이 아니라 예술인으로서 방한했다고 강조하는 란스 베르기스 전 대통령은 「한국교회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양국교회의 구성원들 사이에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지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정부와 리투아니아 정부의 협정에 의해 9월11일부터 무비자 발급으로 왕래가 자유로워졌다.
리투아니아는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후 국가의 기관산업뿐 아니라 경제가 마비가 되어 있는 상태로 근로자최저임금이 한 달에 3달러 정도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란스 베르기스 전 대통령은 인터뷰가 끝난 후 사석에서 리투아니아 경제의 열악함을 내비치면서 열악한 경제 상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리투아니아의 빈민들을 위해 양국 교회간의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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