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천주교회 신학교 관계자 일행이 대구효성 가톨릭대학교 총장 김경환 몬시뇰의 초청으로 9월 20일부터 29일 까지 한국을 방문해 21일 가톨릭신문사를 내방했다.
이번 방문단의 대표인 중국 천주교회 주교단 주석이자 주교단 산하 신학교인 신철(神哲)학원 원장 종훠이더(宗懷德) 주교를 22일 본사 사장실에서 만나 이번 방문의 목적과 중국교회의 실상에 대해 들어보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 한국방문은 처음인데 한국교회에 대한 인상은.
▶ 한마디로 명불허전(名不虛傳)이다. 한국교회발전상을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과연 그렇다. 신영세자가 연간 10만이 넘는다는 소리를 듣고 큰 용기를 얻었다. 짧은 일정이지만 중국에 돌아가면 배운 것을 실천에 옮길 생각이다.
- 이번 방문의 목적은.
▶ 첫째는 한국교회의 전반적인 것을 배우기 위해 왔고 둘째는 한. 중 양국이 보다 더 우호적인 관계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왔다. 한. 중 양국교회의 발전은 순교성인성녀를 통해 받은 하느님의 은총의 결과이며 주문모 신부 등이 이 땅에 순교의 피를 흘렸으므로 양국교회는 피로 맺어진 형제교회이다.
- 중국은 사회주의국가인데 종교활동에 어려운 점은 없는가.
▶ 중국교회는 중국인민정권이 수립된 후 세상 속의 교회를 지향해 많은 신자들이 사회에 모범을 보임으로써 일반인들에게 천주교에 대한 인상이 아주 좋은 편이며 신자들은 각자 자기 지역에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종교에 관한 법규가 나온 다음에 우리는 더욱 보호를 받고 있다. 모든 사람들의 의식과 수준이 다르듯이 종교에 대해 좋지 못한 생각을 가진 당간부들이 있는 곳은 어려움이 따르는 곳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일들은 주교단이 정부와 협의하여 대부분 처리하고 있다. 다만 중국에는 내국인과 달리 외국인은 전교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많은 외국인 선교사가 중국에 해를 끼친 역사적 교훈에서 기인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신학교나 수녀원 건립 등에 아무런 간섭도 하지 않고 있으며 외국인 신학교수의 강의도 가능하고 중국 내 외국인끼리의 종교활동은 아무런 장애를 받지 않고 있다. 실제로 북경에 한인신자공동체가 있다.
- 중국에는 애국회와 지하교회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애국회에 대해서 설명해달라.
▶ 애국회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애국회는 교회가 아니다. 애국회는 신자들이 스스로를 전교활동을 잘 하기 위해 자진해서 만든 민간단체로 정부를 비롯한 다른 인사들과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애국회는 교회와 정부간의 다리라고 할 수 있다. 중국 공산당은 개인이 말하는 것보다 단체가 이야기 할 때 신뢰를 갖고 도와주는 관례가 있다. 따라서 정부와 문제가 있으면 애국회의 이름으로 이야기하는 것이며 또한 대부분의 성직자가 고령이라 돌아다니며 일을 많이 할 수 없기 때문에 과거에 정부기관에 점령당한 성당, 수도원 등을 환수하는 것과 같은 교회복구작업을 애국회가 교섭하고 있다. 물론 일하는 사람 중 개인적으로 나쁜 사람들도 있으나 애국회의 조직자체는 아주 좋은 것이다.
- 지하교회와의 관계는.
▶ 우리는 어떤 정부권력도 하느님께로부터 오지 않는 것은 없다고 믿기 때문에 교회에 우익이 되는 일을 찾을 뿐이다. 정부와의 관계가 나빠지면 교회를 위해 이로울 것이 없다는 것이 수십년간의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소위 지하교회는 공산당을 반대하고 대만의 국민당 정부를 원한다. 공산당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직접 반대하지 못하고 애국회를 반대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신자들은 이러한 정치적 관점을 이해하지 못하고 순수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중국교회는 신앙적으로나 전례적으로는 하나의 교회만이 있을 뿐이며 다만 정치적 입장과 사회의 인식 차이에서 입장이 다를 뿐이다. 만약 한국 선교사가 북한에 가서 종교활동 외에 반공운동을 하면 바로 지하교회가 되고 반대로 북한종교인이 한국에 와서 공산주의를 외치면 지하교회가 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따라서 사람들이 지상교회 지하교회로 구분하지만 굳이 나눌 필요가 없다. 우리는 한 몸이고 지체가 아프면 온몸이 다 아프다. 우리는 정부에 지하교회 인사들이 구속될 때 단순히 신앙문제라고 대변하면서 그들을 도우려 하고 있다. 중국에는 종교자유가 있으므로 종교문제로 탄압받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 한국교회 신자들은 조선족들이 많이 사는 동북3성에 관심이 많다. 이에 대한 생각과 이들에 대한 한국교회의 바람직한 자세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 많은 조선족 신자들이 있고 이들은 아주 열심하다. 한국인이 동포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아주 좋은 일이라 본다. 기도와 혹은 물질적으로 이들을 도울 수 있다면 바람직한 일이다. 우리는 하나의 교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방법적으로 두 나라의 제도를 존중해야 한다. 한국에서는 대부분의 사람이 종교를 가지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12억 인구 중 1억 정도 만이 신앙을 가지고 있고 동북도 마찬가지다. 믿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들에 대한 도움만을 고려해야 한다. 이런 교류가 보다 효율적이 되기 위해서는 교류창구를 주교단으로 일원화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많은 왕래가 있었으면 한다. 이런 왕래가 잦아 지면 양국교회도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우리도 가톨릭신문사를 돌아보며 인쇄매체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으니 앞으로 우리가 만드는 간행물이 나오면 신문사로 보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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