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간 교직을 천직으로 여기고 후진양성에 힘써왔던 가톨릭대학교 성의교정 조규철 교수(바오로ㆍ 65 약리학)가 8월 31일 정년퇴임을 맞으면서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보람된 삶은 개인의 능력과 노력 그리고 주위여건이 잘 조화될 때 이뤄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여기에 앞서는 중요한 요건이 또 있습니다. 바로 「하느님의 이끌어주심」입니다.
그간의 삶을 이끌어 주신 하느님께 감사하다는 말로 수상 소감을 대신하는 조교수ㆍ신장관련 연구가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던 40년 전 연세대학교와 미국 미네소타대학교에서 신장세뇨관의 유기산 분비기능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 한 조교수는 이후 한국 신장의학분야를 이끌어 오면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해 왔다. 그러나 이같이 수많은 연구 업적에도 불구하고 그의 삶은 학자라기 보다 교육자에 더 가깝다.
70~80년대 정치적 격변기에 가톨릭대학의대 교무처장 직을 맡은 조교수는 당시 경찰서와 학교를 오가며 운동권 학생들을 보살피는 등 연구보다 학생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가졌다. 이후 1986~1990년까지 가톨릭 의대학장을 역임한 것을 마지막으로 교직일선에서 물러난 조교수는 최근까지 강의와 연구에만 몰두해왔다. 그는 학생들과 함께해온 지난 40년을 정년 퇴임 후 조용히 시간을 가져 나름대로 글로 정리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상(償) 이라고는 국민학교 때 우등상 받은 것과 1984년에 3ㆍ1문화상을 수상한 것이 전부인데 국민훈장 모란장이라는 큰상이 정년퇴임과 함께 이렇게 주어져 더욱 감회가 깊습니다」
조교수의 적었던 수상경력이 말해주는 것처럼 그의 삶은 그렇게 화려하지만은 않았다. 상이 화려한 삶에만 주어진다면 그는 결코 「해당사항 없음」이다. 작지만 고귀한 삶을 40년의 교직생활을 통해 일궈온 조교수.
그는 지난해 간암선고를 받고 죽음직전에서 기적적으로 소생한 경험이 있다. 그 이후로 삶의 의미를 주는 신앙의 소중함을 더욱 깊이 깨닫게 되었다며 웃는 조교수의 모습에서 후진양성을 위해 일생을 바쳐온 교육자의 참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요즘 일부 신세대 학생들에게서 나타나는 개인주의와 외향적인 결과 중시의 성향은 바람 직 하지 않다고 봅니다. 드러냄이 없이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들이 아쉽습니다」 일생을 교직에 바쳐온 한 정년퇴임 교수의 고언(苦言)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