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재판이던 모든 정성을 다 쏟아 신중을 기하지만 특별히 기도가 필요한 재판이 있을 때가 있어요. 그때는 묵주기도를 하거나 가까운 성당을 찾아 미사에 참례하면서 인간의 뜻이 아니라 하느님 뜻에서 재판이 될 수 있도록 도움을 청합니다.
근대사법 1백년 사상 처음으로 차관급 여성 법관으로 승진한 이영애(글로리아. 47. 서울방배동본당) 판사. 그는 그 동안 법관으로서 겪어온 갈등과 번뇌를 토로하듯 「그분이 있었기에 오늘의 자신이 가능했다」며 승진축하 등 분주함 속에서도 독실한 신앙인의 모습을 잃지 않았다.
서울지법 민사합의 19부 부장판사로 재직 중 8월 28일 단행된 법관 정기인사에서 대전 고법 부장판사로 승진된 이영애 판사는 지난 71년 이태영 변호사와 황산성 변호사 등에 이은 국내 5번째 여성법관으로 출발한 뒤 이번 인사를 계기로 국내 최고위직 여성법관에 오르게 됐다.
특히 이영애 부장판사는 승진소식을 전해들은 뒤 「참으로 먼 길을 맨 앞에서 외롭게 걸어오다 이제 한 고비를 넘어섰다는 느낌이 든다」는 말로 승진 소감을 대신 그 동안 여성법관으로서 겪어온 어려움을 떠올리기도.
여성의 법적 지위는 물론 사회참여의 길이 거의 막혀 있던 67년 대학입학 당시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법조인이 되는 것이 그런대로 열려있는 길이였다고 판단, 법과를 선택하고 고시에 합격하게 됐다는 이영애 부장판사는 선배 중 「사도법관」으로 칭송 받는 고 김홍섭 판사를 가장 존경한다고 전했다.
지난 73년 서울대 법대를 수석으로 졸업함과 동시에 같은 해 치러진 사법시험에 80명의 남성 합격자를 제치고 홍일점으로 수석합격의 영예를 차지한바 있는 이부장판사는 일찌감치 법조계의 여성재원으로 지목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 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영애 판사는 「앞으로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법의 영역과 역할이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에 여성 법관의 할일이 점차 더욱 많아 질것」이라며 「급격히 늘고 있는 후배여성 법조인들과 긴밀한 유대와 친목을 통해 여성들의 역할을 확대해 나가는 방향을 찾아 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민자당 서초갑지구 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찬진(야고보. 54. 고등고. 시15회) 변호사의 부인이기도 한 이영애 부장판사는 경기여고를 졸업하고 서울대법대 졸업과 동시에 제13회 사법시험에 합격 73년 서울민사지법 판사로 첫 발령을 받은 뒤 서울가정법원 인천지법 서울고등법원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지법 부장판사 등 주요보직을 두루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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