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서울 연희2동 서대문 구청 건너편 건물에는 이색적인 간판이 내걸려 길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 노인 무료 중매센터」.
언뜻 국가의 노인문제 관련 부설기관으로 보이는 이 시설은 10여 년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인복지에 헌신해온 임기환(보나벤뚜라ㆍ53ㆍ명일동본당)씨가 사비를 털어 지난 7월 10일 개설한 노인 중매 알선 전문기관이다.
『노인과 관련 봉사활동을 계속해오면서 진전으로 노인들에게 필요한 것은「서로의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말벗」임을 느꼈습니다』
1981년 소속본당의 노인대학을 설립하면서 노인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임기환씨는 이후 서울대교구에서 노인대학 관련 봉사 활동을 이어오면서 좀 더 체계적이고 근본적인 노인문제 해결을 고민해 오다 이번에 「한국 노인무료중매센터」개설하게 됐다고 한다.
연락해오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의 명단을 확보, 원하는 상대와 연결시켜주는 업무를 하게 되는「노인무료중매센터」는 혼배성사까지 알선하는 등 만남에서 결혼까지의 모든 문제를 책임지고 도와주는데 여기에 드는 비용은 전액 무료이다.
이곳의 중매는 젊은이들의 여느 결혼상담소 못지않게 신중하게 이뤄진다. 가정환경과 나이 등이 고려되며 한번 신청하면 원하는 상대를 만날 때까지 지속적으로 만남이 주선된다.
10만 여명의 독거노인이 있는 우리나라에서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이러한 노인 무료 중매시설이 개설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 노인들의 평균연령 상승으로 노후 생활의 중요성이 새삼 강조되고 있다』는 임씨는『개인적인 여건으로 직접 부모를 돌보지 못하는 자녀들일수록 부모의 결혼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아직 각본당 노인대학이 방학에 들어간 상태이고 효과적인 홍보가 이뤄지지 않아 문의를 해오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그리 많은 것은 아니지만 본격적인 홍보에 들어가게 되는 9월이면 가시적인 성과들이 하나 둘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교회의 한 활동단체로 자리 잡을 수 있을 때까지 기반을 닦는다는 심정으로 모든 노력을 기울일 계획입니다』
한국의 노인 복지문제가 한 개인의 관심과 노력으로 해결되지 않는 다는 그는 사비를 털어 마련한 자신의 중매센터에 미련을 두지 않는다.
앞으로 무료 양로원을 만들어 중매센터 커플 노인들에게 보금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소망이라며 웃는「중매쟁이」임기환씨의 숨은 노력들은 거창한 국가정책 하나 없는 한국의 노인복지에 실천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우고 있다.
※문의: 한국 노인무료 중매센터 (02)322-26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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