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과 영어 라틴어로된 성서를 동시에 필사하다 보면 성서가 가르치는 내면의 뜻을 이해하게 되고 하루를 성서말씀 속에서 살아가는 은총을 얻게 되지요』
수원교구 광주본당의 한종훈 신부는 68세의 고령이지만 지난 3개월 전부터 시작한 성서 필사작업이 자신의 목자생활에 이처럼 많은 변화와 도움을 주게 될 줄은 몰랐다며『죽을 때까지 성서 필사작업을 계속할 생각』이라고 설명한다.
한종훈 신부가 벌이고 있는 성서 필사작업은 우리말뿐만 아니라 영어와 라틴어를 동시에 베끼는 작업으로 신약성서를 처음부터 시작, 현재 사도행전까지 모두 마친 상태.
『좀 더 젊었을 때 왜 이러한 필사작업을 하지 않았던가 하는 아쉬움이 많습니다. 성서필사 작업은 성서에 담신 깊은 뜻을 묵상할 수 있고 그 속에 침잠할 수 있도록 이끄는 마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91년도에 갑상선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은 뒤 매일 약으로 연명하다시피 하면서도 이 같이 성서필사 작업에 맛을 들인 이유에 대해 한종훈 신부는『성서를 한번 읽는 것만으로 그 뜻을 읽어내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그는 십수년전부터 계속해온 매일 미사 강론시 항상 강론준비를 해야 했는데 성서 필사작업 후부터는 별도의 강론준비가 필요 없을 정도로 성서필사 작업이 자신의 사제생활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고 덧붙인다.
한종훈 신부는 무엇보다 우리말 성서가 과거 가톨릭과 개신교에서 공동으로 번역을 함으로서 말이 많이 변경되고 의미가 다르게 번역된 경우가 많다고 지적, 우리말과 영어, 라틴어를 동시에 필사하면서 그 원래의 뜻을 찾게 되는 경우도 많았다고 전했다.
『우리말 성서를 보는 것은 한자책의 번역본을 보는 것이 아니라 원 한자책을 읽는 효과가 있습니다. 라틴어도 한자의 의미처럼 다양하기 때문에 새로운 뜻을 알 수 있지요』
물론 한종훈 신부는 3개 국어의 필사작업 과정에서 과거 소홀히 했던 어학공부도 동시에 할 수 있어 좋다며『눈으로 읽는 경우보다 직접 손으로 써가며 하는 공부가 훨씬 기억에 오래 남는 법인데 자신은 동시에 세 번을 써야 하니까 훨씬 머리속에 오래 간직 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한다. 따라서 한종훈 신부는 자신이 터득한 이 방법을 주위 많은 수녀들과 신자들에게 권유 하고 있다며 특히 신학생들에게는 성서공부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한다.
성서필사작업에 나선 이후 이제는 특별한 일이 생겨 단 하루만 성서필사작업을 할 수 없어도 뭔가 허전하고 할일을 다 못한 것 같다는 한종훈 신부, 그는 이 일이 사제생활을 마감할 때까지 해 보고 싶은 일중의 하나라고 강한 집착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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