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R과 WTO출범 등으로 우리 농촌의 앞날에 대한 걱정이 날로 깊어만 가는 가운데 순수 토종 호박을 이용, 건강도 지키고 어려운 농촌가계에도 큰 보탬이 되고 있는 사례가 있어 화제다.
황보재천(니꼴라오ㆍ42)씨를 비롯한 경북성주군 농민후계자 연합회 작목반에서 만들어낸 「호박즙(증탕)」이 그것.
『호박이 몸에 좋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 그러나 황보씨가 개발한 「호박즙」은 들어가는 원료부터 다르고, 제조하는 과정 역시 유사한 식품들과는 차이가 난다.
사용되는 주 원료는 완숙된 누렁 호박과 땅두릅, 대추 등 3가지다. 이들을 적정한 비율로 배합시켜 물을 전혀 넣지 않은 상태에서 고온 특수 처리한다. 몇 시간을 달인 뒤 엑기스만을 뽑아낸 것이 소위 황보씨가 개발한 「호박즙」이다.
10여 년간 양돈은 축산업에 종사해온 황보씨가 이 일에 「미친 듯이」뛰어든 것은 지난해 말. 농촌 땅의 절반가량이 유휴농지로 놀고 있는 사실과 갈수록 의욕을 잃어가는 농가의 아픔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던 황보씨는『호박이 순수 무공해 식품인데다 재배 또한 용이하다』는데 착안하고, 지역의 농민후계자 25명을 모아 뜻을 합쳤다.
기르던 한우와 돼지 1천여두를 처분한 돈으로 지난 4월 사무실과 증탕실을 갖춘 1백50여 평의 건물을 완공했다. 불과 몇 달 사이에 일이 진척된 것은 과묵하면서도 한번 마음먹은 일은 벌이고야 마는 그의 불같은 성격 탓도 있다.
작목반 회원들에게는 전량수매를 조건으로 호박을 재배토록 해 올해 약 2만여평에 호박을 심었다. 호박재배로 한 농가당 연 3백만원의 소득 증대가 예상된다.
최신 설비를 이용한 알루미늄 팩 자동포장으로 지난 5월말부터 본격적인 생산 시판에 들어간 「호박즙」은 벌써 각지에서 주문과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농민 스스로가 경쟁력을 키우려는 자발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 정부에서도 특산재배단지를 지정하고 육성해 준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확신합니다』
성주본당 꾸리아 단장을 맡고 있는 황보재천씨. 『정성을 들여서 거짓 없이 만든 것임을 신자인 나의 양심을 걸고 믿어 달라』고 말하는 그의 말에서 상실되어 가는 농촌을 바라고는 한 농부의 아픔이 질게 배어 나왔다.
※문의=(0544)931-3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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