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현장을 목격하고는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태풍 페이가 남해안 일대를 강타했던 지난 23일, 부산 남항방파제 앞바다에서 2척의 배가 조난당해 침몰하는 것을 보고 바다에 뛰어들어 2명의 생명을 구조해 화제에 올랐던 석도제(石島濟ㆍ요셉ㆍ33)씨. 그는 부산 송도본당 신자인 것으로 밝혀져 『자기 몸을 돌보지 않고 생명구조에 나선 용기가 그의 굳건한 신앙에서 비롯된 것 임을 확인시켜줬다.』
석씨는 이날 오전 송도성당에서 미사참례후 오후 3시 40분경 남항 방파제 어업경비 실에 근무하는 친구 박일구씨를 만나러 갔다가 사고 현장을 목격했다. 부일해상급유 소속 바지선(70톤급)과 이를 예인하던 예인선 207호 대길호(40톤급)가 연결밧줄이 끊기면서 균형을 잃고 파도에 밀려 막 침몰하고 있었다. 배에서 탈출한 선원중 일부가 파도속에서 허우적거리며 구조를 요청하는 모습이 석씨의 눈에 띄었다.
다급함을 느낀 석씨는 구명조끼만 걸친 몸에 20여미터의 밧줄을 동여매고는 곧바로 바다에 뛰어 들었다. 이때 달려온 충무2파출소 박창희 순경, 남부민파출소 박종수 순경과 박일구씨 등이 그를 도와 필사의 힘을 다해 극적으로 대길호 선장 최도석(씨)를 구해냈다. 다른 선원 한명은 밧줄이 짧아 구조에 실패했다.
밧줄을 구하기 위해 방파제로 돌아오던 두 박순경은 삽시간에 덮친 파도에 밀려 바다에 빠졌고, 석씨와 박일구씨는 가까스로 박종수 순경은 구출했으나 박창희 순경은 끝내 실종되고 말았다.
『바다속에서 누군가의 손을 잡은 것 같았으나 거세게 몰아치는 파도 때문에 그만 놓쳐버리고 말았습니다』. 석씨는 실종된 선원들 중 한사람일거라는 생각에 못내 아쉬움을 떨쳐버리지 못했다.
장래 레슬링선수가 꿈이었다는 석도제씨는 석금호(사무엘ㆍ67)씨와 양하선(아가다ㆍ67)씨의 3남2녀중 3남으로 부산 오대양 스킨스쿠버클럽 회원이기도 하다.
자신의 몸을 밧줄에 매어 등대기둥에 건 구조에 나선 박일구씨는 자신을 제외하고 온 가족이 천주교 신자. 박씨는 『이번 구조활동을 계기로 생명과 삶에 대해 많은 것을 체험했다』고 말하고 가까운 시일내에 교리반에 나가 꼭 영세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이들의 구조활동 소식을 전해들은 지역 주민들은 『아무리 젊은 사람들이라지만 목숨을 걸고 다른 생명을 구한 행동은 칭송받기에 마땅하다』며 삼풍사고등으로 허탈감에 빠져있는 사람들에게 한줄기 청량제와 같은 반가운 소식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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