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성공회 초대관구장으로 영국산하의 교회를 독립관구로 승격시키면서 자활의 길을 마련 했고 70-80년대 민주화 인권운동에도 앞장섰던 김성수 대주교가 6월 30일자로 대한성공회 관구장 서울교구장 주교회의 의장 자리를 모두 내놓았다. 당일 오전 12시 성공회 대성당에서 은퇴미사를 봉헌한 그는 『이제 주교직의 무거운 틀을 벗어놓고 진정한 사람으로 돌아가는 기분』이라고 밝혔다. 김성수 대주교의 30여년 사목활동, 성직자로 한길을 살아온 얘기를 들어본다.
- 우선 대한성공회에서는 처음으로 정년 퇴임한 주교의 기록을 갖게 되셨습니다. 주위의 은퇴 만류 권유도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증측공사중인 서울 대성당 공사도 있고해서 주위에서는 연말까지라도 자리를 지켜달라는 요청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제정된 법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해방이후 각종 공약과 제정된 법들이 지켜지지 않아 혼란이 많은 것을 볼때 더욱 그러하다고 느낍니다.
윗사람들이 솔선해야하고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법을 지키듯 제정된 법을 더욱 잘 지켜야한다는 의견입니다.
- 주교직을 수행하시면서 역점을 두셨던 사목계획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소외된자들 가난한 이들을 위해 일하는 것이었고 그런 방면에 중점을 두려고 노력했습니다. 불우청소년들을 위한 「나눔의 집」을 마련했고 나환자촌 「성생원」을 세운 것이 그러한 가시적인 결과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례로 새사제들이 탄생하면 반드시 첫미사를 「성생원」에서 봉헌토록 합니다. 일생을 눈물로 보내는 나환자들과 함께 첫미사를 드렸을때 예수를 닮으면서 사제생활을 하겠다는 결심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때문입니다.
- 성공회대성당은 87년 6·10국민대회의 장소로 제공돼 6·10항쟁의 지원지 구실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70-80년 미주화운동에 동참하신 것으로도 유명한데 최근의 명동성당 및 조계사 공권력투입에 대한 입장은 어떠십니까.
▲한마디로 유감입니다. 성공회대성당도 6·10대회 당시 성당에 숨어들어온 대학생들을 체포한다고 전경들이 최루탄을 발포, 아직도 성당내부에는 그 자국이 남아있습니다. 그때 사제들이 단식농성을 벌였고 국무총리가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는 약속을 했습니다. 그 약속이지켜지지 않았다는데 실망을 느낍니다. 명동성당의 경찰력투입은 있어서는 안될 일이었습니다. 힘으로 모든일을 해결하면 힘으로 망한다는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 주교님께서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을 지내시면서 교회일지에도 남다른 관심을 가지셨습니다. 그간 가톨릭 교회와의 협력 관계는 어떠하셨는지요.
▲매년 한번정도 일치주간 등을 통해 서로가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에서 그러한 교류가 좀더 확산돼야 할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주교회의나 교구차원에서 가톨릭이 저력을 발휘해 먼저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합니다. 한국적 토양에 맞는 그리스도교를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일이라 느낍니다.
- 30여년동안 한 길을 걸으시면서 고수해오신 성직자로서의 신념이 있다면 들려주십시오. 후배 사제들에게 늘 강조하시는 성직자상이 있으신지요.
▲사제라면 누구나 예수님이 걸었던 길을 가고자 하는 열망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면에서 늘 가지고 있었던 생각은 올바른 사제의 길을 걷겠다는 것이었고 소외된 이를 향한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심부름꾼」으로 살고자 하는 것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후배 사제들에게도 예수님을 흉내내면서 살것을 강조합니다.
- 그간의 사목활동중 기억에 남으시는 일들은.
▲성공회 대학을 4년제 정규대학으로 승격시킨 일입니다. 또한 성공회 1백주년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었고 영국 캔터베리 관구에서 대한성공회를 독자적인 관구로 독립시킨 것입니다.
- 통일에 대비 성공회가 가지고 있는 대북한 선교방안을 듣고 싶습니다.
▲90년 대북선교위원회를 설립, 틈틈이 준비를 해왔습니다. 또한 NCC의 북한선교사업에 동참하면서 교구 경로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북한교회가 애매모호함을 가지고 있다고 얘기하고 있지만 그 애매모호함을 바로잡는 것이 교회가 또한 말아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은퇴후 계획은 세우셨는지.
▲10여년동안 몸담은바 있는 교회내 정신지체 교육기관 성베드로학교에서 아이들과 다시 마음껏 뛰어놀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 결정은 후임주교님이 하시는 것이라 두고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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