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하면서도 눈물도 많이 흘렸습니다. 공연할 때도 물론입니다. 지금도 안중근 얘기가 나오면 가슴속에서 뜨거운 것이 올라오는 것 같습니다』
지난 5월 전국민의 관심 속에서 대단원의 막을 내린 「오페라 안중근」에서 안중근 역을 맡아 열연했던 박치원 교수(중앙대)는 지금도 안의사 얘기만 나오면 목이 메인다.
박교수는 『안 의사 역을 맡아 연습하면서 집에서조차 안장군으로 불릴 정도로 안의사에 심취됐었다』고 말하고 『이 오페라를 통해 한 명이라도 많은 이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회상했다. 박치원 교수는 개신교 장로로 독실한 신자이다.
『내가 살인을 한 것은 천주께 죄가 되지만 조국과 동양평화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행한 것이니 천주여 궁휼히 여기소서』
「오페라 안중근」의 마지막 대목이다. 안의사가 최후증언을 하는 장면은 「아리아」를 부르면서 박교수는 수없이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는 『천주교 신자는 아니지만 같은 신자로서 진한 신앙체험을 했다』고 토로하면서 『총 일곱 번의 공연중 다섯 번을 연속으로 공연하면서 기도의 힘이 아니었다면 쓰러졌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보통 오페라주역을 연속으로 다섯 번을 하기는 음악계 사상 유례없는 일이다.
박치원 교수는 또 『이 작품이 중국인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은 어찌 보면 부끄러운 일이나 안의사가 우리 민족뿐 아니라 동양평화의 상징적인 인물임을 감안할 때 한편으론 바람직하다』고 강조하면서 『앞으로 우리민족의 역사적인 인물들을 오페라 무대로 불러올리기위해 더 많은 노력을 했으면 한다』고 피력했다. 이번 오페라를 계기로 고려오페라단은 앞으로 「광개토대왕」등 우리민족의 위대한 인물을 오페라로 제작하기위해 기획중이라고 한다.
특히 박교수는 『얼마전 가톨릭 신문사가 주최가 되어 신앙인으로서 안의사를 새롭게 부각시킨것은 참으로 잘한 일』이라고 말하고 『앞으로 가톨릭 교회가 문화적으로도 안의사의 정신과 삶 그리고 신앙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해줄 것』을 요청했다.
안중근 역을 맡으면서 신앙적으로도 더욱 성숙해질수 있었다는 박교수는 6월 4일부터 8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되는 오페라 「오델로」의 주역을 맡아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그는 동양인으로서는 최초로 러시아 굴지의 오페라 단인 「볼쇼이 오페라단」 단원이며 한국 음악계에서 주목받는 성악가이기도 하다.
한편 이번 「오페라 안중근」은 정부차원에서 국민적 오페라로 육성, 발전시킨다는 계획을 갖고 7월부터 8개 지방도시와 서울공연에 들어간다. 김영삼 대통령 내외와 현내각이 이 오페라 공연을 통해 큰 감명을 받았다는게 뒷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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