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새 회칙 「하나되게 하소서」는 그리스도교 일치에 대한 교황의 매우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엿보이고 있다. 이전 회칙과 달리 새 회칙은 타종파를 포함한 모든 그리스도인들을 향해 반포됐고 교황은 새로운 역사적, 시대적 상황의 전개에 따라 교황 수위권의 본질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개방적인 행사방법」을 강구할 용의가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다음은 새 회칙의 발췌, 요약이다.
▨ 서문
그리스도인들의 일치와 친교의 길은 험난하지만 기쁨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신학적인 차원의 교파간 대화는 긍정적이고 가시적인 결과들을 이끌어냈습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가톨릭교회는 교회의 일치라는 모험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이 회칙은 일치를 위해 일하는 이들의 노력을 격려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 제1장: 가톨릭교회의 일치 노력
「일치」는 부차적인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 사명의 핵심이고 공동체의 「본질」입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다른 그리스도교 공동체안의 성화(聖火)와 진리의 요소들은 그들과 가톨릭교회와 친교의 객관적인 토대입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무엇보다도 공동체 및 개인의 내적 회개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하느님이 바라는 일치는 계시된 신앙내용을 온전하게 지킴으로써 이룰 수 있습니다. 신앙문제에서 타협이란 진리이신 하느님을 부인하는 것입니다.
기도와 대화는 밀접한 관계를 갖습니다. 깊이있는 기도는 대화의 열매를 풍성하게 하고 대화가 기도에 의존한다면 기도 또한 대화의 성숙한 결실이 됩니다. 교회일치를 위한 대화 덕분에 우리는 서로를 위한 기도안에서 한층 더 성숙할 수 있습니다.
▨ 제2장: 대화의 결실
그리스도인의 보편 인류애는 교회일치를 이루게 하는 신념입니다. 각 종파의 지도자들이 인간의 소명에 관한 중요한 문제에 대해 공통의 입장을 취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들간의 접촉과 신학적 대화로 친교의 성장이 이루어지고 서로 공유하는 신앙의 요소들을 자각하게 했습니다. 동방교회와의 형제관계의 회복은 우리가 역사, 정치, 사회, 문화적인 장벽을 넘어 그리스도안에서 일치를 이룬다는 구체적인 징표입니다.
▨ 제3장: 우리 앞에는 얼마나 많은 길이 있습니까?
이미 우리는 많은 이해와 교리적 접근을 이루었으나 이는 충분하지 못합니다. 일치운동의 궁극적인 목표는 세례받은 모든 이들간의 완전한 가시적인 일치를 재건하는 것입니다.
진정한 신앙의 일치를 위해 성서와 성전(聖傳)의 관계, 성찬, 주교ㆍ사제ㆍ부제의세 직무에 관한 성품성사, 교회의 교회권, 성모 마리아 등에 대한 좀더 충분한 연구가 필요합니다.
일치에 관한 전망에서 계시진리의 모든 요구를 고려하는 것은 아무 확고한 결과도 도출하지 못하는 미봉적 일치운동에 우리가 안주하지 않도록 해줍니다. 우리는 이미 하나의 공통된 순교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신앙을 위해 죽을 수 있다는 것은 신앙의 다른 요구들도 충족될 수 있음을 말해줍니다.
일치의 가시적 징표이자 보증인으로서 교황의 일치직무는 과거의 고통스런 기억을 지닌 많은 타교파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어려움이 됩니다. 우리가 이점에 책임이 있는 만큼 본인은 선임자인 교황 바오로 6세와 함께 용서를 청합니다. 그러나 이제 교황의 수위권 문제가 일치운동 전체의 차원에서 연구과제가 됨은 의미있는 일입니다.
본인은 그 사명의 본질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상황에 따라 개방적인 수위권 행사방법을 찾으라는 요청에 유념하면서 타 종파 지도자들과 신학자들이 우리사이에 존재하는 불완전하지만 실질적인 친교를 바탕으로 대화를 시작할 용의는 없는지요.
교황으로서 나는 일치의 과제가 교황직의 가장 우선적인 사목목표의 하나입니다. 나는 일치의 결여야말로 복음선포의 중대한 장애라고 생각합니다.
▨ 권고
새로운 천년기를 바라보는 교회는 그 자신의 일치를 더욱 굳건히 하고 다른 그리스도인들과 완전한 친교를 향해 성장할 수 있도록 성령의 은총을 간구합니다. 이런 은총은 첫째로 기도를 통해 얻을수 있습니다.
그리고 감사를 드려야 합니다. 그리고 서로 갈라섰던 분열의 아픈 기억들에서 우리를 벗어나게 해줄 성령께 대한 희망을 통해 은총을 얻을 수 있습니다.
가톨릭교회의 신자들과 다른 교회와 그 공동체들간의 형제자매 여러분에게 말씀드립니다. 생활방식을 바꾸고 서로 격려하며 화목하게 살아가십시오.
세계교회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