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등을 통해 돈이 없어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 형편이 어려워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볼때마다 무척이나 가슴이 아팠지요. 누구나 느끼는 인지상정 아니겠어요」
지난 4월 19일 대구 효성가톨릭의대 부속병원 원목실을 찾아와 없는 이들을 위해 써달라며 1백만원을 선뜻 내놓아 주위를 놀라게 한 채옥련(66)씨.「한사코 이름과 연락처를 알려달라길래 가르쳐줬지요. 뭐 큰일을 한것도 아닌데」
서문시장에서「앞산 아지매」통하는 채씨의 숨은 선행은 그러나 이미 주위에선 소문난 일이다.
30여년동안 한곳에서 장사를 하면서「터줏대감」으로도 통하는 채씨가 사는 곳은 대구시 비산4동. 골목길을 한번 들어가면 나오는 길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지역에서는 대표적인「달동네」로 불리는 곳이다.
45년 가까운 세월을 이곳에서 살아온 채씨는 10여년을 명절때마다 인근의 딱한 가정을 찾아가 쌀이며 연탄 등을 들여다 주곤 했다.
채씨가 이곳을 떠나지 않은것은 어려운 이들을 조금이라도 돕기 위한 이유도 있지만, 「필요 이상의 것은 절대 욕심을 내지않는 」근검절약의 결과이기도 하다. 해어진 옷가지들은 기워서 입고, 10년전 5천원 주고 산 원피스를 아직도 곱게 다려서 입는 채씨는 그 흔한 제주도여행 한번 다녀오라는 자녀들의 권유도「나한테는 과분한 일」이라며 뿌리쳐 아직껏 비행기 한번 타보지 못한 보기 드문 할머니다.
「지난 4월 30일 주일에는 말로만 듣던 들꽃마을을 방문했습니다. 신부님과 가족들이 일심동체가 되어 삶의 터전을 일구어 가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워 보이던군요」채씨는 남은 여생을 양로원 사업에 바칠 마음으로 최근 팔공산 자락에 가옥 한 채를 구입했다. 곧 공사허가가 나는대로 새롭게 단장해서 오갈데 없는 노인들을 모실 생각이다. 「저의 작은 뜻을 이해해주시는 분이 의외로 많아 양로원을 짓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것 같아요」
「나 한몸 안락과 즐거움을 위해 사는 것보다 함께 나누면 그 기쁨과 보람은 몇백배로 커진다」는 채씨는 10년째 해 오는 새벽 앞산 공원 휴지줍기도 건강이 허락할때까지 계속할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채씨는 비신자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