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학장직이 부담스럽고 망설여지기도 했습니다만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변화되는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보람있는 일이고 시대 교회가 해야할 사회사업이라는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지난 91년 대구 범어본당「화선노인대학」이 출범한 이래 5년간 줄곧 학장을 맡아 봉사하고 있는 마재민(유베날. 52)씨. 노인대학에 대한 그의 열정과 신념은 그간의 체험에서 얻어낸 자연스러운 결론이다.
3학년제로 운영되는 화선노인대학은 모두 13개 학급에 학생은 2백여명. 매주 화요일 8시가 조금 넘으면 예순에서 일흔다섯까지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한분 두분 모여들어 가득찬다.
오전 9시부터 한글반 강의를 시작으로 10시부터는 각계 전문가들을 초청, 강의를 듣는다. 그러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가장 기다리는 시간은 11시반부터 시작되는 특별활동시간. 서예, 게이트볼, 고전무용, 가요반으로 나눠 원하는 곳에서 글씨를 배우거나 운동도 하고 노래솜씨를 뽐낸다.
「첫 입학학생들의 졸업작품을 치르면서 노인분들의 변화된 모습에 봉사자들 모두가 놀랐습니다. 가정에서나 사회에서「쓸모없는」인생이라는 자괴감은 사라지고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바뀐거지요. 또 어른대접만 바라던 분들이 자식. 손자를 위해 또는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할수 있을까 생각하고 행동하다보면 소외감은 저절로 없어지고 이것이 결국은 가정의 화목과 평화로 이어지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마재민 학장은 서울을 제외한 타 지방에서는 노인대학이 활성화되지 못한 현실을 안타까워한다.
「2천년대가 되면 노인인구가 3분의 1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러나 노인복지를 위한 기반은 과거나 지금이나 전무하다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정부에서 기껏 내놓은게「경로우대증」인데 이것이 푸대접받는 현실이니 아무도 사용하지 않고 있지요」따라서 노인복지사업만큼은 민간기업이나 종교단체가 적극 나서는것이 그의 지론이다.
마학장은 또 그동안 여러군데서 노인대학 설립 및 운영에 관해 자문을 요청해오긴 했지만 시작하는데 두려움을 많이 느끼는것 같다면서 성당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고 봉사자들만 모을수 있다면 큰 경비부담없이도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단「본당신부님의 관심과 의지, 그리고 열성을 가진 학장 한 사람정도는 꼭 필요하다」고.
「저희 노인대학은 무료이기도 하지만 신자비신자 모두에게 개방돼 있습니다. 종교적인 목적이 아니라 순수하게 노인들을 위해 봉사하자는 뜻이지요. 불교 혹은 개신교 신자분들이 천주교로 개종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세상 가운데 있는 교회, 누룩역할을 하는 교회는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니겠느냐」
는 마재민 학장은 경비들지 않으면서 사회기여도는 엄청난 노인대학이 더욱 확산되기를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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