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장난일 뿐이지, 술래잡기 하는 것!
한 사람에게 천으로 눈을 가리게 하고, 그는 앞을 못 본체 다른 사람을 잡아야 한다.
우리의 사진속에 소녀는 바로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소녀는 이리저리 더듬으며 찾고 있다. 소녀는 방안의 구조를, 또는 여기서처럼 마당의 생김새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아무도 그녀를 방해하지 않는다는 것을 믿을 수 있어야 한다.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은 제한없이 신뢰를 해야 한다.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침몰하고 말 것이다. 그러나 눈먼 사람들만이 꼭 신뢰를 하고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신뢰란 우리 모든 사람들의 삶의 조건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믿을 수 있어야 잘 살 수가 있다.
또, 일상의 삶과 마찬가지로 신앙에 있어서도 그렇다. 신뢰는 신앙의 본질에 속한다. 내가 누구를 믿으면 나는 그에게 신뢰를 갖게된다. 예컨데 어린아이들은 그들의 부모님을 신뢰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믿음이나 신뢰에는 사랑하고 따른다는 뜻도 들어있다.
그리고 내가 하느님을 믿으면, 보면서도 보지 못하는 내 눈이지만, 나는 하느님을 신뢰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하느님이 항상 내 곁에 계심을 믿고 있다. 그 분은 정말로『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이심을 나는 믿는다. 나와 함께 계시는 그 하느님께 나는 내 인생을 맡긴다. 그 분을 나는 사랑하고, 내가 살도록 도와주신다는 것을 내가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그 분을 좋아하고 따른다. 하느님 자신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여인이 자기의 젖먹이를 어찌 잊으랴!
자기가 낳은 아이를 어찌 가엽게 여기지 않으랴!
어미는 혹시 잊을지 몰라도
나는 결코 너를 잊지 아니 하리라.
너는 나의 두 손바닥에 새겨져 있다』(이사야49, 15~16)
그래서 나는 무조건 하느님을 신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