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교구 김하수 신부(미카엘 도계본당주임)와 한 스님과의 15년 우정이 우리에게 남다른 의미를 던져주고 있다.
현재 전국을 떠들며 불자로서의 덕행을 닦고 있는 동선 스님. 조용한 강원도 산골 탄광촌에서 나름대로 참성소의 삶을 다져가고 있는 김하수 신부.
한때 주위의 이목을 받기도 했던 이들의 만남이 처음 시작된 것은 80년 12월 군복무중에서였다.
『○○사단 말단 소총수로 근무할때 였습니다. 그때 동선 스님이 제가 근무하고 있던 부대로 전입왔지요. 우린 같은 수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는 점에서 쉽게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신학교 1학년을 다니던중 군에 입대, 한창 성소의 의지에 불탔던 김신부는 동자승으로 어릴때부터 절에 기거하며 불자의 길을 걸어온 동년배 동선 스님과 쉽게 이야기를 틀 수 있었다.
군생활을 통해 서로의 길을 격려하던 이들은 군제대후 연락이 끊긴채 각자 나름대로의 길을 걸어갔다.
그러던중 이들이 다시 만나 서로의 성소를 북돋을 수 있게 된 것은 김신부가 부제서품을 받기 바로 전날이었다. 이날 원주시내 한 목욕탕에서 우연히 만난 두사람은 서로 얼싸안고 기뻐했다.
서로에게 남다른 의미로 간직돼 있던 이 만남이 계속 이어지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지만 극적으로 다시 만난 만큼 그 우정은 더욱 돈독해져 갔다.
『서로의 삶에 대해 격려해 주고 이해해 주는 것, 이것이 동선 스님과 저와의 우정입니다.』
1년에 서너번 스님이 연락할 때 만나 술상을 차리고 회포를 풀곤 한다는 김신부는 서로에게 수도자적 삶을 격려해가며 스스로의 성소를 다져나간다고 한다.
『성소는 다양한 삶의 경험들속에서 개인적으로 인식되는 하느님의 음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고통 즉 세상 삶안에서 느껴지는 하느님에 대한 체험과 확산 순종 이런 것이 복합적으로 다가올때 하느님의 부르심을 거역할 수 없었습니다』
성소에 대해 말할 자격이 없다고 겸손해 하는 김신부는 한편 동선 스님과의 삶의 차이를 덧붙여 이야기했다.
『스님은 불교적 표현으로 인연에 따라 불자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성소라는 부르심에 의한 사제의 삶과 동자승으로 커온 동선 스님의 인연적인 삶은 수도라는 그 삶의 방법에 있어서는 같지만 그 목표와 도달점은 확연히 틀리지요』
서로 종교에 대해 이야기하다보면 교리상 의견이 어긋나는 점도 없지 않다는 김신부. 그러나 서로 만나면 모든 것을 훌훌 털고 참다운 삶을 이야기 한단다.
스님과의 이야기가 얘기거리가 되겠냐며 웃는 김신부의 모습에서 사제 성소의 길에 같은 지향을 둔 우정이 얼마나 소중한 지를 느낄수 있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