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은 가난하게 살아가도록 부름받고 이를 선택하는 사람들입니다. 가난,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맺는가에 따라 자신의 신앙이 달라집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발목을 잡혀』 교회내 사회복지 분야에서 25년간을 뛰어온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사무국장 최재선씨는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미련하다고 할 정도로 자기 확신을 갖고 고집스럽게 살아왔다.
『지난 25년간 물론 인간적인 갈등과 고통도 많았지만 조금도 후회는 없습니다』
최씨가 처음 복지분야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 지난 1970년 5월 1일. 미국 소속인 「가톨릭구제회」의 일원으로 전국을 뛰어다니며 필요한 구호물자들을 나눠주는 것이 처음의 일이었다.
당시 그는 주말에만 집에 들어가는 생활을 4년간 해오면서 안가본 복지시설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찾아다녔다.
74년 필리핀에서 열린 아시아지역 까리따스 대륙회의에 참석한 최씨는 2주간에 걸쳐 필리핀과 홍콩등지를 돌며 가난한 사람과 교회와의 관계에 대해 많은 것을 보고 생각하게 된다.
도움의 관계를 넘어서 「함께하는 것」, 즉 연대(Solidarity)는 사회사업의 차원만이 아니라 신앙의 본질을 차지한다는 것이 그가 얻은 확신이고 이런 확신은 25년동안 자신이 걸어온 길을 지탱해준 보물이다.
『주위에서는 저더러 미련하다고 합니다. 유력한 직장, 편안하고 안락한 생활을 뿌리치고 일부러 「고생길」(?)로 나섰다며 혀를 차지요. 하지만 저로서는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행복합니다』
최재선씨의 고집스러움은 그가 항상 지니고 다니는 가방을 보아도 알 수 있다. 25년 동안 그가 지닌 가방은 모두 합해 3개. 한결같이 도시락 운반용이다.
가방의 수명은 평균 7년 내지 8년 동안 「장수」한다. 겨울철이면 즐겨입는 바바리코트도 유행이 한번 돌아서 다시 올때까지 입는다.
『제가 한번 입은 옷을 벗길려면 무던히도 고생합니다.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것만 누리자는 것이 제 생활자세입니다. 가난은 약간 불편할 뿐이지 창피한 것은 아니지요』
연륜이 아니더라도 취사무국장이 교회 사회복지 부문을 보는 눈은 정확하면서도 종합적이다.
그는 교회 사회복지사업이 지역사회중심, 전문화, 외국원조 확대 등의 방향성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적어도 우리세대는 소명으로 교회안에서 일해왔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또 다른 상황이지요. 「직업인」으로서의 인력이 필요합니다.
고도의 전문성을 지닌 능력있는 평신도들이 교회안에서 자기 일에 대한 응분의 대우를 받을때 전문화가 가능할 것입니다. 물론 신앙과 소명은 바탕이 돼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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