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50년간 철저하게 교육돼온 무신론 사상을 짧은 기간에 타파하기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만1년 가까이 교리를 받고 많은 신자들을 만나면서 신앙이 무엇인지 알게됐고 신앙을 알면서 북한생활이 허구였다는 확신을 갖게 됐지요」
지난해 4월 30일 북한을 탈출해 극적으로 귀순해온 여만철(프란치스꼬ㆍ50)씨 부부가 부활대축일인 4월 16일 오전 11시, 서울 수궁동성당에서 김종욱 주임신부의 주례로 세례를 받았다. 북한에서 속아 살아 온 지난 50년 세월의 허물을 벗듯 이날 신앙인으로 새롭게 태어난 여만철 이옥금(루치아 47)씨 부부는 「아직 신자로서 갖춰야 할 자세가 돼 있지 않지만 살아가면서 믿음을 키워 가겠다」라며 「신앙을 가르쳐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여만철씨는 북한에서의 종교활동은 「인민의 피를 빨아먹는 흡혈귀」로 규정할 만큼 철저하게 배척하고 있으면서도 오히려 김일성 부자를 유일신으로 미화, 모든 주민들의 정신을 마비시키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주교회의 북한선교위원회 김영미 수녀로부터 집중교리를 받고 영세한 여씨부부는 그동안 북한을 탈출한 많은 귀순자 중 유일하게 영세를 하게 된 경우로 금주와 금룡, 은룡 등 세 자녀들은 오는 8월에 영세하게 된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북한에서 속아 살아 온 세월이 억울해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분노로 가득했지만 신자들의 도움으로 성당을 찾아 미사에 참석하면서 이젠 용서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이날 영세와 함께 혼인갱신 예식까지 마침으로써 신앙인이자 부부로서의 새 삶을 시작한 여만철씨는 현재 방지거병원 총무과에 근무하고 있으며 오는 6월말경에는 정부에서 지원한 정착금과 북선위 등의 도움으로 노원구 월계동에 아파트를 마련, 이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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