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하면 흔히들 춘향전 심청전 등을 떠올리는데 이것들의 기원은 중국 소설입니다. 반면에 안중근전은 우리민족의 이야기, 우리들의 정서가 담긴 우리 판소리입니다. 대중들의 반응 역시 춘향전이나 심청전보다 훨씬 좋습니다」
해방후 5년이 지난 1950년 남도의 명창 윤석강씨와 박동식씨가 만든 판소리 「안중근전」을 20여년동안 공연해오고 있는 명창 이용배(니꼴라오ㆍ63세ㆍ서울 가회동본당)씨는 안중근전의 중요성을 기회있을 때마다 강조해왔다.
지난 85년도 판소리 「성김대건전」을 비롯 「성녀 이누갈다전」을 공연해왔던 이용배씨는 3월 25일 안중근 의사 서거 85주년 기념 추념식이 열린 남산에서도 안의사의 일대기를 소리로 엮어 참석자들을 숙연케 했다.
「안중근의사전」은 안의사의 출생부터 시작해서 망명, 그리고 하얼빈역에서의 한일합방 원흉 이토 살해 그리고 옥중 생활과 사형장면을 구수한 남도 소리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옥중에서 안의사와 어머니의 면회장면, 사형장으로 향하는 안의사의 뒷모습을 보면서 어머니가 부르는 「탄식가」는 이 판소리의 백미를 장식할 정도로 감동적이다.
이용배씨는 「한국뿐 아니라 캐나다 토론토, 미국 뉴욕 등 외국에서도 안의사전을 수없이 공연해 왔지만 공연할 때마다 나는 물론 참석자들이 모두 감동의 눈물을 흘리곤 했다」면서 「그만큼 안의사는 우리 민족, 우리 얼 속에 살아있다」고 역설했다. 그렇지만 이용배씨는 이렇게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는 판소리가 많은 이들의 관심밖으로 내몰리고 있는 현실을 바라보면서 안타까움에 발을 동동구르고 있다. 5.16군사 쿠데타이후 우리문화는 외래문화에 밀려 일반인들에게 외면당해 왔다. 예술적 가치가 풍부한 판소리 역시 외래문화에 밀려 그 전수자가 손에 꼽을 정도다.
이용배씨는 앞으로 여생을 안중근전이나 김대건전 등을 전수할 후계자 양성을 위해 힘을 쏟고 싶다고 얘기하지만 많은 젊은이들이 판소리에 관심을 갖기 위해서는 공연이 자주 열려야 될 것이라는게 그의 주장이다.
특히 「안중근전」은 안의사가 가톨릭신자이고, 교회에서도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교회당국이 정책적으로 지원해주길 그는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이용배씨는「전수자가 있어도 공연장소가 없으면 아무소용 없다」고 전제하고 「가톨릭 교회가 관심을 갖고 언제든지 나를 초청해주면 어디든 달려가 신자들과 나눌 수 있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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