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마한 재산을 가진 미약한 내가 여러 학생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하고 고민하던 중 공신력있는 단체에 기부하면 지속적으로 장학사업을 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온갖 고초와 환난에도 꿋꿋이 하느님을 따르며 근검절약, 푼푼이 모아 만든 큰돈 1억원을 불우한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고 대구 가톨릭사회복지회에 선뜻 내놓은 이계순(논나ㆍ62세)씨. 그녀는 한쪽 다리를 저는 장애를 이겨내고, 하느님의 사랑을 몸소 실천하는 「참 신앙인」의 본보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1933년 경북 신동에서 7남매의 막내로 태어난 이씨는 53년 스무살의 나이로 그녀의 고향 신동에서 결혼했다. 궁핍한 생활에 쪼들리다 이듬해인 54년 대구로 나오면서부터 그녀의 삶은 파란의 연속이었다. 돈을 벌기 위해 노점 행상 재봉일 등 온갖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했다.
『애써 모은 돈을 이자라도 좀 받을까해서 남에게 빌려 주었으나 떼이기를 여러번, 불구자라고 사회에서 냉대받을때는 죽고 싶은 마음이 수십번도 더 들었습니다. 하지만 어릴적 「하느님이 항상 너 곁에서 돌봐 주시고 계신다」라는 어머니의 말씀이 늘 마음속에 되살아나 그런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간혹 그 때의 고통을 생각하는 듯 소매 깃으로 눈물을 훔치며 목이 메이기도 했다.
마음속으로만 하느님을 생각하며 세례를 받지못해 애를 태우던 이씨는 72년 대구 계산본당에서 영세, 정식으로 하느님 자녀가 됐다. 이때로부터 이씨는 돈을 모아 좋은 일에 쓰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한다. 84년 대구 비산4동에 지역 노인들을 위해 설립한 「정화 경로당」은 그녀 소망의 첫 결실. 현재 70여명의 노인들이 이 경로당에서 외로움을 달래고 있다. 또 드러나지 않게 대구대교구 신동본당의 불우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남다른 선행을 펼쳐왔다.
83년 전국 새마을 여인상을 수상하기도 한 이씨의 생활 신조는 「정직」「절약」. 이씨는 요즘 젊은이들의 씀씀이가 무척이나 헤퍼 아쉽다고 덧붙였다.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 자신이 받은 헤택못지 않게 불우한 학생들에게 사랑을 베풀기를 바란다』는 이씨는 얼마남지 않은 삶이지만 자신의 이름으로 창설된「성모의 계순 장학회」가 더욱더 큰 일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마지막 소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 가톨릭사회복지회(지도=박병기 신부)는 17일 이계순씨가 기증한 장학기금 1억원을 재원으로 「성모의 계순장학회」를 설립하고 연2회 장학금을 지급하는 동시에 이씨의 뜻에 따라 대구 비산4동사무소에도 매년 1백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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