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교구장 김지석 주교는 3월 22일자로 맞은 교구 설정 30주년을 기해『그간 교구 발전을 위해 헌신해온 교구 사제단과 모든 신자들에게 각별한 감사의 뜻을 표한다』고 밝히고『교구 중장기 발전방안을 준비중에 있는 사제단을 중심으로 전교구민이 더욱 단합할 것』을 당부했다. 가톨릭신문과 가진 원주교구 설정 30주년 기념 대담에서 교구의 제2도약을 위해 무엇보다도 사제단 중심의 공동체적 단합을 강조한 김지석 주교는 이를 위해 복음화를 위한 신앙의 내실화에 각별히 노력해 줄 것을 교구 사제들에게 특별히 부탁했다. 다음은 김지석 주교와의 대담 내용이다.
- 교구 설정 30주년을 맞는 교구장으로서의 소감을 먼저 여쭙고 싶습니다.
▲인격체로 본다면 30살이라면 완전한 장년으로 성장한 나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교구로서는 지난 30년간의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왔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회와 시대에 부합된 사목 방향을 모색해 나가는 일입니다. 이러한 시점에서 교구 사제단이 자발적으로「교구 중장기발전위원회」를 설립, 미래지향적인 사목방향을 점검해 나가려는 움직임은 매우 고무적인 것이라 평가할 수 있습니다.「교구 중장기발전위원회」는 21세기를 준비하는 교구 발전의 청사진을 마련해 나갈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주교나 몇몇 사제들의 독단적 행동으로 추진돼 나가는 것이 아니라 교구 사제단 전체가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있다는 점에서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고 봅니다.
- 주교님께서는 93년 3월 12일자로 교구장직을 계승하시면서 3년간 교구 사목지표로「복음화되는 교회」「복음화하는 교회」「가르치는 교회」를 내걸고 교구를 이끌어오셨습니다. 사목지표의 내용만을 본다면 교구장님께서는 특별히 교회의 예언직을 강조하신다는 느낌이 듭니다. 주교님께서 가장 비중있게 여기시는 사목 방안은 무엇입니까?
▲복음화의 첫째 대상은 자기 자신이 돼야 합니다. 자신의 내적인 복음화는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복음화는 신앙이 바탕이 돼야 합니다. 누구나 사회봉사와 정의실천을 할 수 있지만 일반인들과 우리의 행동이 구분되는 것은 「신앙」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신자들이 올바른 신앙을 가질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사목자의 중요한 몫입니다. 저는 신자들이 하느님의 증인으로서 그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신앙이 바탕이 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내실화된 교회를 이루어나가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다고 봅니다.
- 원주교구는 교구 사제단 활동이 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별히 교구 사제단의 활동이 활발한 비결이 있습니까?
▲원주교구는 전통적으로 사제단의 결속 의식이 강조돼 왔습니다.
선대 교구장이신 지학순 주교께서 사제들에게 우선적으로 강조한 것이 사제단의 단결이었습니다. 그 분위기가 지속돼 교구장을 구심점으로 사제단이 잘 뭉쳐져 있다고 자신합니다. 사제단의 결속은 인간적인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주교라 해서 권위로 사제를 일방적으로 대할 수 있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때로는 엄한 아버지처럼, 때론 자상한 어머니같은 마음으로 선배가 후배를 단독거려주고, 후배가 진심으로 선배를 존경하고 따르는 선배를 존경하고 따르는 신뢰가 있어야 합니다. 사실 요즘 신세대라 불리는 젊은 신부들이 사제단의 일원으로서 전통을 잘 유지해 나갈까 염려스러운 점도 없지 않았지만 교구 전통에 잘 적응해 나가는 모습을 보고 대견스런 마음이 들때가 더 많습니다.
- 지학순 주교에 대한 사회적 평가에 대해 나름대로 어떻게 보시는지요?
▲지주교님은 민족운동가나 사회사업가 이전에 신앙인이셨습니다.
따라서 지주교님의 모든 행동은 신앙에서 기인하셨습니다. 그러나 사회인들은 지주교님의 삶과 사상의 근원이 됐던「신앙」을 무시한채 그분의 행적만을 평가하려는 경향이 짙습니다. 이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지주교님을 정치하는 사람과 동일한 선상에서 평가될 수는 없다는 얘기 입니다.
지주교님은 사목자였습니다. 지주교님은 신앙을 바탕으로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세상에 선포하고 실천하셨습니다. 지주교님은 무엇보다도 가장 철저하게 신앙인으로서 또 사목자로서 사신 분이었습니다.
- 교구 발전을 위해 해결해야할 당면 과제가 있다면?
▲원주교구는 작고 가난한 교구입니다. 그러나 한국천주교회에 있어서 원주교구는 걸출한 성서학자인 선종완 신부를 배출한 성서의 고향이며 민주화 운동을 꽃피운 정의의 도장이며 사회복지사업을 체계화시킨 온정의 땅입니다. 현재 우리 교구는 지주교님이 뿌려놓으신 신앙의 씨를 추수할 결실의 때를 맞았습니다. 지금은 지주교님의 정신을 잘 가다듬고 발전시켜 나가야할 때입니다. 따라서 그 어느때보다 교구사제나 신자들은 교구에 대한 애정과 소속감을 가지고 자긍심을 느껴야할 시기라고 생각되어집니다.
저는 전교구민들에게 근본적으로 교회 구성원의 일원으로서 교회에 대한 사랑을 가져줄 것을 당부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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