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복 안에 성의를 입은 법관, 사랑과 청빈의 진인(眞人) 등으로 불리며 30년이 지난 오늘까지 법조계의 가장 존경받는 인물로 꼽혀온 고 김홍섭 판사(바오로)의 유품이 대법원에서 전시돼 법조인의 영원한 징표로 남게됐다.
3월 15일 고인의 30주기를 맞아 김판사의 부인 김자선(79ㆍ엘리사벳ㆍ여의도본당)씨는 남편이 생전에 입던 법복 2벌과 법모 준주성범 천체망원경 안경 등 유품 10여점을 대법원에 기증했다.
오는 9월에 문을 열게 될 서초동 대법원 청사 「법원자료실」에 전시, 법조사의 살아있는 양심으로 영원히 선보일 이 유품들은 고인의 뜻을 특별히 기리기 위한 대법원의 간곡한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
교회에선 사도법관으로 더 잘 알려질 만큼 가톨릭적 신앙의 바탕 위에서 한평생을 살았던 고인은 특히 사형수의 아버지로 불리울 정도로 사형수를 대자로 맞는 등 사형수 교화에 각별한 관심을 쏟아왔다.
이날 기증된 유품중에는 고인이 평소 가장 소중하게 지니고 있었던 준주성범과 함께 사형수들과 나눈 편지 10여 통도 포함돼 있어 사형수들에 대한 고인의 따뜻한 사랑과 관심을 엿볼 수 있다.
전북 김제 출신으로 보통학교를 나와 독학으로 조선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뒤 변호사가 된 김 판사는 서울 고등법원 부장판사, 전주지법원장, 대법원 판사, 광주고등법원장을 역임했으며 서울고등법원장으로 있던 65년, 50세의 아까운 나이에 간암으로 선종했다. 무엇보다 김 판사는 청빈을 법관의 일관된 신조로 삼아 장인인 김준연 선생이 물려준 양복저고리에 항상 단무지만이 든 도시락을 끼고 걸어서 출퇴근할 정도로 가난을 몸소 실천했다.
특히 부인 김자선 여사는 이러한 고인의 삶을 대신하듯 김 판사가 선종한 후부터 남편이 못다한 사형수에 대한 사랑을 대신하기로 결심, 현재까지 한번도 빠짐없이 매주 구치소를 방문, 사형수들의 따뜻한 어머니로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사제서품을 며칠 앞두고 등반중 실족사, 「산 바람 하느님 그리고 나」라는 유고집을 남기고 떠난 고 김정훈 부제의 아버지이기도 한 김홍섭 판사. 그는 비록 아까운 나이에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참사랑과 정의는 영원히 우리곁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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