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타악기의 거장(巨匠) 박동욱(요한ㆍ서울 오금동본당ㆍ60세)씨가 자신의 연주활동 40주년을 정리 하는 기념연주회를 3월 3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 전당 음악당에서 가졌다.
『40년간 연주활동을 하는 동안 정신없이 앞만보고 달려왔다』고 음악인으로서 살아온 40년을 회고하는 박동욱씨는『어려서 북소리를 들으면서 북으로 세계를 제패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히 했는데 그것이 현실로 이루어진 것 같아 나름대로의 보람을 느낀다』고 피력했다.
한국 음악계에 타악기 분야를 개척한 박동욱씨, 그는 지난 64년 도미 미국 뉴욕 메네스음악대학에서 후진양성을 하던 중 73년 10년만에 귀국 서울대, 이화여대, 연세대에서 일생동안 후진양성에 애써왔다. 국내 최초로 타악기 독주회를 열기도 했던 박동욱씨는『내 삶의 모든 것은 주님의 섭리였다』고 고백한다.
박동욱씨는 또『나의 신앙심을 음악으로 표현하는게 음악을 시작하면서 나와 한 약속이었지만 아직도 그것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고 겸손해 하면서『그동안 어려운 일도 많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모든것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떠오른다』며 환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박동욱씨가 한국 현대음악계에 타악기를 독립분야로 키워낸 공로는 이루 말할 수 없다. 한국타악인회를 창립하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타악기로 구성된 사물놀이를 세계에 알리는데 그는 일생을 바쳐왔다.
그동안 그는 타악기 앙상블과 관악 협주곡을 위한「대비」, 타악기 앙상블을 위한「마스트」, 7사람의 타악기 주자를 위한「원추」,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리드믹」, 국악 합주를 위한「산수」, 관현악을 위한「가야금」등의 작품을 작곡하여 타악기의 새로운 위상과 한국 전통리듬의 우수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단순한 리듬악기로만 인식되어 교향악단의 뒷좌석에 머물던 타악기를 새로운 음의 세계로 안내하여 경이로운 체험을 안겨주는 악기로 전환시켰다는 평을 듣는 박동욱씨는 인도나 아프리카의 타악기에 매료되었던 서양인들에게 한국의 타악기를 전수하고 알린 장본인이기도 하다.
자연과 가장 가까운 신의 소리, 인간의 가장 밑바닥부터 울려오는 소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 박동욱씨는 처절한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해왔다고 한다. 젊은 시절 한국가톨릭노동청년회(JOC) 활동을 통해 몸에 배인 그리스도교 정신을 바탕으로 철저한 피정을 통해 소리를 이끌어 내곤 했다는 그는 이제 이번 연주회를 통해 또다른 변신을 도모하고 있다.
『제 작품은 저의 작은 신앙고백입니다. 곡을 만들 때나, 연주할 때「주님 내 뜻대로 하지마시고 당신 뜻대로 하소서」라고 절규에 가깝게 기도해온것이 오늘날 저를 통해 주님이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해군에 입대하기전까지는 전통적인 유교집안에서 자랐지만 진해 중앙성당에서 음악생활을 하게되면서 그레고리안 성가에 매료된 것이 그의 가톨릭 신앙 입문의 동기다. 그후 매일 조과 만과(아침 저녁기도)를 거르지않았고 주일이면 도시락을 싸들고 성당에서 하루종일 성가대 활동을 할 정도로 열정적인 신앙생활을 해왔다.
작곡가인 김혜자씨와 타악기와 바이올린을 전공하고있는 두 딸과 함께 조용히 기도드리기를 좋아하는 박동욱씨는『앞으로 타악기 박물관을 만들어 타악기를 직접 다룰수 있고 연주할 수 있게 하고 싶은 것이 마지막 소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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