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그동안 하느님께 받은 그 많은 은총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힘든 줄도 몰랐습니다』
창세기부터 묵시록까지 구약과 신약성서 73권을 직접 손으로 써 화제가 된 유정숙(으제니아ㆍ72)할머니에게 성서를 한자한자 적는 일은 감사의 기도였다고 한다.
지난 93년 3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무려 20개월에 걸쳐 성서의 내용을 한자도 빠뜨리지 않고 일일이 펜으로 적은 것이 4백40여쪽 노트8권, 모두 3천5백여쪽에 달하고 그동안 사용한 펜촉만 해도 1백개가 넘는다.
처음 성서쓰기를 시작한 뒤 5개월만에 할머니는 팔이 아파 작업을 중단하기도 했지만 결국 지난해 10월 2년여에 걸친 대작업을 완성한 유할머니는 생활안에서 항상 감사한는 마음을 잊지 않는다.
유할머니의 고향은 평남 진남포. 해방전해인 44년 혼인, 슬하에 1남3녀를 두었으나 6ㆍ25의 와중에서 남편을 잃고 29세의 젊은 나이에 혼자몸이 되어 험한 세파를 혼자서 헤쳐나와야 했다.
『사실 많은 어려움과 고통이 있었지만 그것을 이기게 해준것은 바로 하느님의 은총이지요. 혼자서 키운 아들딸들이 이렇게 훌륭하게 커준 것도 항상 주님이 옆에 계시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감사하고 기쁜 마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유할머니가 성서쓰기를 시작한 것도 바로 이렇게 하느님께 감사드리고자 하는 마음에서 그 동기를 찾을 수 있다. 유할머니의 이런 감사의 자세는 데살로니카 5장에 나오는『항상 기뻐하십시오. 늘 기도하십시오. 어떤 처지에서든 감사하십시오』라는 말씀을 인생의 좌우명으로 삼는데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1ㆍ4 후퇴후 인천에 자리잡고 조산소를 운영해온 유할머니는 수십년간을 거의 매일 아침미사에 참례하고 신심단체에서 활동하는 등 열심한 신앙생활을 해오면서 주위의 많은 신자들에게 표양을 보여왔다. 이번에도 성서쓰기 완성을 전해들은 여러 신자들이 새로 성서쓰기를 시작하는등 긍정적인 영향을 불러오고 있다.
칠순이 넘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안경도 없이 인내와 끈기를 요하는 어려운 일을 완성한 유할머니는 이제 신약성서만 따로 다시한번 쓰는 작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이 끝나면 이번에는 펜이 아니라 더 오랜 시간과 정성이 필요한 붓글씨로 성서를 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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