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병에 효자없다」는 옛말도 있지만 하물며 「효」가 땅에 떨어졌다는 요즘같은 시대에 병든 부모를 정성껏 봉양하며 화목한 가정을 이끌어가는 효부(孝婦)는 더더욱 찾아보기 힘들다.
서울 후암동본당 일대에 보기드문 효부로 소문난 양인옥씨 (55ㆍ세레나)는 시집와서 30여년을 거동조차 힘든 시부모의 병수발로 보냈지만 얼굴한번 붉힌 적없이 항상 밝고 기쁜 얼굴이어서 주위 이웃들의 칭송이 자자하다.
환자인 시부모를 위해 매 식사때마다 식구들과 다른 식단을 짜고 음식을 만들어야 하는 번거로움이나 일주일에 한번씩은 방안에서 목욕을 시켜드려야 하고 매일 신변처리까지 도맡아 해야 하는 며느리의 일상사는 결코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그의 남편 김창범씨(61ㆍ안토니오)조차『시집와서 지금껏 시부모에게 정성을 다하는 아내가 고맙고 미안할 따름』이라고 말한다. 3남4녀중 둘째아들인 김창범씨는 바로 서울 마천동본당 주임 김창만 신부의 동생. 따라서 양인옥씨는 맏며느리 아닌 맏며느리로서 병환중인 시부모를 극진히 모시며 가족간의 화목과 평화를 이끌어 왔다.
『저에게 주어진 생활이기 때문에 한번도 어렵거나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시집오면서부터 늘 건강과 평화, 애덕을 지향으로 기도를 했었는데 하느님께서 제게 특별히 애덕의 은총을 주셨나 봐요. 때때로 부모님께 소홀해 지려는 마음이 들면 화살 기도로 애덕을 구했고 성체를 모실때마다 애덕을 소원했거든요』
시집오기 전부터 협심증, 하반신마비 등으로 앓아 누웠던 시아버지 고 김관영씨는 이미 지난 88년 작고하셨지만 지난해 갑작스런 병치레 이후 거동조차 하기 힘든 시어머니 장기득 여사 (89ㆍ세실리아)의 뒷바라지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어머님께서 사람의 행복은 늘 가정안에서의 화목과 형제간의 우애에서 비롯된다시며 항상 가족기도를 주선하시고 하루 한끼는 꼭 밥을 같이 먹도록 하셨어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대화가 많아지고 서로를 이해하게 되니 가족에 대한 사랑과 내가 해야할 역할들을 발견하게 되더군요』
이웃들의 「성가정」이라는 칭찬이 바로 『여기서 비롯된 것 같다』는 그는 『후암동본당 초대회장을 지내신 시아버님과 부인회 회장을 10여년 넘게 하신 시어머님, 사제와 수녀가 되신 시아주버님과 시누이 등 가족들을 신앙과 기도가 오늘 가정의 평화를 가져다 주고 있는 셈』 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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