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 안에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저는 이번 사순절에는 여러분과 함께 문맹(文盲)에 대하여 묵상하고 싶습니다. 문맹은 사람들의 발전 가능성을 박탈하고, 수많은 가난한 이들이 소외를 극복하고 참다운 해방에 이르는 길을 가로막고 있는 「보이지 않는 악」입니다. 교황 바오로 6세께서 『교육에 굶주리는 것도 식량에 굶주리는 것에 못지 않게 쓰라린 것입니다. 문맹자는 정신의 양양실조에 걸린 셈입니다』(민족들의 발전, 35항)라고 하신 것처럼 문맹이 있는 곳에 가난과 질병, 유아사망, 착취 그리고 온갖 고통이 더욱 심각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문맹자는 읽고 쓸 줄을 모르기 때문에 좋은 직장을 갖기 어려우며, 자신의 권리마저도 찾을 수 없는 참으로 가난한 사람들 입니다.
우리는 수억에 달하는 어른들이 문맹의 상태에 있으며, 수천만의 아이들이 가난 때문에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한창 피어나야할 어린 아이들이 발육부진에 걸려 있고 기본권리의 행사마저 박탈당하고 있습니다. 이들 모두가 우리에게 형제적 사랑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개인과 가족, 그리고 공동체들이 가정과 학교교육을 비롯해서 다양한 교육을 받을 때 모든 면에서 더욱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교육은 개인의 잠재력을 발전시키고 재능을 꽃피우며, 인간관계를 풍요롭게 해주고 나아가서 개인을 자율적이며 자유롭게 요소입니다. 또한, 교육은 올바른 양심을 키우고, 깨달음을 통해 영성적으로 깊어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오늘날 세계 인구증가문제가 자주 언급되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1994년 6월, 추기경회의에서는 『교육과 개발이 어떠한 강압적인 인구통제 방법보다 세계 인구증가에 더욱 효과적인 대응 방법』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가정의 문제를 스스로 책임져야 할 가족들이 문자를 읽고 쓸 수 있다면 출산의 자유를 무시하는 어떠한 인위적인 계획에도 자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읽고 쓰기를 도와주는 활동들은 우리의 가난한 형제가 지적으로 성장하고 더욱 자율적인 삶을 영위하도록 하기 위한 첫째 조건입니다. 문자교육과 학교교육은 인류 미래를 위한 것입니다. 교황 요한바오로 6세가 말씀하신 것처럼 『모든 개인과 인간 전체의 완전한 발전』 (민족들의 발전, 42항) 을 위한 본질적 의무이며 투자입니다.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그 민족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문맹자 교육 사업에 투신하고 계신 개인과 단체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선의를 지닌 모든 분들께 부탁드립니다. 자신이 가진 물질적 문화적 재화를 아낌없이 나누십시오. 문맹퇴치를 위해 투신하고 있는 세계 여러 지역단체들의 사업을 지원해 주십시오. 문자교육의 확대는 우리 형제 자매들에게 교회의 가르침을 직접 이해하게 하고 스스로 복음을 읽어 하느님의 말씀에 더 깊이 귀기울이게 함으로써 인류의 복음화를 앞당길 것입니다. 저는 교회의 사목자들이 인류에 대한 이 위대한 봉사(문맹 퇴치사업) 에 관심을 쏟고 이를 장려하도록 권고합니다. 왜냐하면 문자교육은 지식의 전달과 복음의 선포를 결합시켜 주기 때문입니다.
복되신 동정녀 마리아의 전구를 통하여, 하느님께서 우리의 목소리를 들으시고 우리 마음을 어루만져 주시길 빕니다. 그리고, 1995년 사순시기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구세주의 사명을 시작하면서 모든 민족을 위해 선포하신 회개(마태4, 12~17)의 새로운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도합니다.
이런 희망 안에서, 여러분 모두에게 저의 사도적 축복을 보내드립니다.
바티칸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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