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고 병든 이들에 대한 나눔과 봉사는 물론 각종 지역사회개발, 사회정의 평화운동 등은 모두 사회복지의 영역이며 점차 거대화되어 가는 현대사회속에서 사회복지 활동에 대한 교회의 투신은 더더욱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 최근 해외원조 등 나누는 교회로서의 모습으로 새롭게 변모해 가고 있는 오늘 우리 교회의 사회복지활동에 대한 현황과 발전전망들을 박석희 주교와의 특별인터뷰를 통해 들어보았다.
- 다섯해를 거듭해 온 사회복지주일의 의미와 취지는 아직 명확하게 신자들에게 전달되고 있지 못한 것 같습니다. 사회복지주일의 의미와 취지를 다시한번 말씀해 주십시오.
△교회는 모든 활동은 인간복지와 관련이 있습니다. 교회의 모습은 영적인 세계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강생하신 예수님의 삶에서 드러나듯 영육 전체로서의 인간구원을 위한 황동이죠. 근원적인 죄에서의 구원활동과 함께 하느님 모상으로서의 인간존엄성을 파괴하는 모든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정치적인 활동에 대해 참된 인간존엄성을 부르짖고 옹호하고자 하는 활동입니다.
특히 사회복지주일은 「착한 사마리아인」으로서의 교회모습을 부각시키는 주일이라 하겠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국내외 사회복지 현실에 대한 새로운 시각으로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모든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게되기를 바라고 크게는 사회복지 활동 자체에 대해 자기 반성한다는 취지입니다. 사회복지주일 활동은 인간복지를 위한 우리의 활동이 문화적 차원으로 자리잡을 때까지 지속되어 나아갈 것이고 어쩌면 세상종말까지 이어져 갈 것입니다.
- 최근 지구촌 나눔이 커지면서 일각에서는 사회복지주일 헌금의 일부를 우리나라의 어려운 복지시설 및 전국 단체, 프로그램개발 등에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주교님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한국 천주교회에서는 국내의 어려운 복지시설 및 전국 단체를 돕기 위해 사순절 특별헌금과 자선주일 헌금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교구마다 본당 예산의 최하 5%∼10%까지 복지활동비를 할애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회복지주일 2차헌금은 지금도 굶주리고 있는 세계의 10억 인구를 위해 도와주라고 주교회의에서 의결했습니다. 그래서 단 한주일의 2차헌금으로 세계 기아민을 돕고 있을 뿐이죠. 오늘도 수천만명의 난민들이 굶주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도와주는 것은 결코 많은 돈이 아닙니다. 긴급하게 요구하는 곳이 많아 여러곳에 조금씩 나눠주고 있는 형편입니다. 전국복지단체들에 대해서도 사회복지주일헌금으로 교육비, 활동비 등의 일부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 93년도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가 공식적으로 해외원조에 나선 이후 우리의 나눔이 세계 곳곳의 가난하고 어려운 지역에 전해졌습니다. 우리의 나눔에 희망을 얻은 가난한 곳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우리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도와주는 일, 특히 아프리카 기아민을 위한 도움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으로 흔적이 남지 않습니다. 10억의 인구가 절대 빈곤으로 기아에 허덕이는데 우리의 도움이란 결국 아무힘이 없어 보일 정도로 보잘 것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일을 계속해야 합니다. 그들이 바로 우리 형제들이기 때문이죠.
- 오늘 우리교회가 사회복지 활동을 통해 관심을 가져야 할 시급한 대상은 누구이며 그들을 위해 우리가 어떤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으로 산업화 사회가 되고 도시화되는 현실에서 소외된 도시빈민들과 농촌의 버림받은 사람들을 우리는 잊을 수 없습니다. 아울러 외국 노동자들의 인권문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또한 해마다 교통사고, 산업재해 등으로 인한 장애인들의 발생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과 제도 정비가 필요합니다. 연간 1.5%의 출산율은 기록하는 선천성 기형 및 장애아들의 문제와 연간 3천명에서 4천명가량 버려지는 아이들의 문제도 심각하다고 봅니다. 미혼모와 이혼부부들을 위한 가정복지와 노인들을 위한 복지시설 확충도 시급하죠.
- 한국교회 신자들의 물질적 나눔은 이제 어느 교회 못지않게 풍성하고 놀라울 정도로 많은 참여를 보이고 있으나 아직 생활속에서 실천적 삶은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또 대부분의 신자들은 사회복지가 가난한 이웃을 돕고 지원하는 것으로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생활속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사회복지 활동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사회복지활동에는 긴급 구호는 물론 사회개발사업도 들어갑니다. 일시적인 구호보다는 장기적으로 스스로 자립하도록 돕는 일이 병행돼야 하지요. 지역사회개발, 소비자운동, 시청자운동 등 여러가지 사회운동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정의평화위원회활동도 고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지난 총회때 결정한 까리따스봉사단 구성은 본당과 전국차원에서 긴급 구호활동이 필요한 경우 적십자 봉사단들의 손이 미치지 않는 영역이나 재가복지활동, 복지시설의 봉사활동을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구성한 것으로 앞으로 교구차원이나 본당차원에서의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박석희 주교는 이번 인터뷰를 끝맺으면서 『사회복지활동은 일시적인 활동이 아니라 우리 생활속에 침투하여 문화의 일면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많은 사람들이 복지활동에 호응하고 자신의 이름을 숨기며 기아민이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도와주는 등 우리 사회에 이러한 사랑의 불길이 계속 타올라 생기있는 사회가 되도록 우리신자들이 더욱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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