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여! 당신의 백성 이스라엘이 애굽땅에서 종이된것 같이 우리들도 한국땅에 팔려와 종이되었나이다(중략) 십자가에 매달린 주님께 원하노니, 우리의 신원을 들으사 이 땅을 심판하시고 우리를 노예 생활에서 구원하소서. 아멘.」
1월 9일부터 서울 명동대성당 언덕에서 사람대접을 해달라며 엄동설한인데도 불구하고 농성을 하고 있는 네팔 산업기술연수생들의 절규에 가까운 기도문이다.
13명의 네팔 노동자 대표인 묵다지엠(26)씨는 『지난해 6월 핑크빛 꿈을 안고 한국에 기술연수생으로 김포공항에 내릴때는 정말 이곳에서 나의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을 것같은 생각을 했다』고 전제하고 『하지만 그 꿈은 며칠이 지나지 않아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고 토로했다.
한국 땅에서 선진기술을 배워 조국에 돌아가 많은 이들에게 기술을 전수할 야무진(?) 꿈을 갖고 기술연수생으로 한국에 온 묵다지엠씨. 그러나 그는 한국에 오자마자 지금까지 기술은 커녕 막노동에다 수갑이 채워진 상태에서 구타를 당해야 하는 날벼락을 당하고 급기야는 엄동설한에 길바닥으로 내몰려 마지막 절규의 몸짓을 하고 있다.
그는 『우리들 13명에게 여권을 주고, 임금을 통장에 넣어 주는것으로 문제해결을 하려고 하는 한국정부는 이 문제가 우리들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기술연수생으로 한국에 온 2만여 명의 모든 외국인 노동자의 문제라는 것을 인식해야 될것』이라고 강조하고 『지난 1월 8일 네팔인 여성근로자에게 행한 성폭행은 물론 우리들에게 행한 비인간적인 만행에 대해 우선 정부가 사과를 하고 우리들을 노동자로 인정, 노동법에 따라 대우해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국에 오자마자 한국은 물론 한국사람들에 대한 실망과 분노심마저 생겼다는 묵다지엠씨는 9일 명동성당에서 농성을 시작하면서부터 생각을 바꾸기 시작했다고 전한다. 농성이 하루 이틀 계속되자 많은 이들이 격려 방문을 해주고 자기일처럼 도와주고 있어 그는 또다른 얼굴의 한국사람들을 대하고 있는듯 힘들지만 행복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사장에게 직접 월급을 달라고 했다고 인력회사 직원들로부터 쇠고랑이 채워진 상태에서 구타를 당하기도 했다는 묵다지엠씨는 이역만리 한국에 가서 돈을 많이 벌어올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살아가고 있을 아내와 일곱살, 네살박이 두 딸을 생각하면 마음 한구석에서 애절한 슬픔이 올라오지만 이것을 꾹 참고 자신뿐 아니라 외국인 연수생들이 사람답게 대접받기 위해 끝까지 길바닥에서 싸울 것이라며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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