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이 성폭행은 어느 사회에서든 충격적인 사건이다. 책과 영화 ‘도가니’로 인해 우리 사회에서도 어린이 성폭력에 대한 범국민적인 분노가 일었었다. 덕분에 법률도 마련됐다. 하지만 생존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과 희망이 될 내용이 널리 알려지진 못했다.
“성폭력 피해에서 살아남은 것이 왜 특별한 용기가 되는가?”
꼭 반문해야할 심각한 문제다. 성폭력 피해자들은 겉으로는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의 심리적, 정신적, 성적, 문화적, 인격적, 사회적 회복을 위해서는 긴 치유 과정이 필요하다. 게다가 성폭력이 근절되지 않는다면, 현실에서는 단지 성폭력 피해에서 살아남는 것만이 아니라 사회를 변화시키는 ‘아주 더 특별한 용기’ 또한 필요하다.
어린이 성폭력 치유 분야의 선구자로 꼽히는 저자들은 우선 생존자들에게 구체적이면서도 힘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고, 뚜렷이 공감할만한 지침을 제공하기 위해 이 책을 써냈다.
책에서는 성폭력의 상처를 기억해내는 것부터 구체적으로 변화하는 생존자 모습에 이르기까지 상세한 치유과정을 총 4부에 걸쳐 소개하고 있다. 생존자의 가족들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서도 알기 쉽게 설명했다.
학술용어와 통계 등의 나열을 피한 것도 이 책의 특징이다. 전문가들이 실제 성폭력 치유 과정에 뛰어들어 건져낸 생생한 현장 치유 과정들로 꽉 찬 책이다. 덕분에 생존자들은 다른 이들의 경험을 책을 통해 읽는 것만으로도 고통을 극복하고 살아야 하는 이유를 깨달을 수 있다.
「아주 특별한 용기」는 지난 1988년 미국에서 초판이 발간된 이후 10개 국어로 번역, 각국 전문가들조차 일종의 교과서처럼 꾸준히 활용해 온 성폭력 치유서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새로운 개정, 번역판에는 최신 자료들과 생존자 경험 등을 보완했으며, 특별히 치유에 있어서 몸의 역할에 대해 보다 잘 설명하고 있다.
성폭력 전문 상담원뿐 아니라 심리학자, 여성 문제와 성 문화, 성 심리에 관심 있는 이들, 나아가 인간의 깊은 성장 가능성을 믿는 모든 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자료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