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새로운 천년기(千年期)를 바라보며. 선의를 지닌 여러분 모두께 다시 한번 세계평화를 위한 절박한 호소를 드립니다.
폭력, 전쟁 그리고 불의는 이제 더 이상 용인될 수 없습니다. 말에서 행동으로 옮겨야 할때가 다가왔습니다. 개별 시민과 가정, 신앙인과 교회, 국가와 국제기구들은 모두 평화추구에 대한 그들의 투신을 새롭게 하도록 부름받고 있습니다.
평화를 위한 노력이 오래 지속되고 효과적인 것이 되려면, 공존의 외부 조건에만 관심을 기울여서는 안됩니다. 평화 노력은 사람들의 마음을 감동시켜야 하며 인간 존엄의 새로운 의식에 호소하여야만 합니다. 인간 존엄이 사회의 모든 차원에서 증진되고 이 존엄에 따라 살아갈 수 있는 기회가 모든 사람에게 주어질 때에야. 비로소 진정한 평화는 가능합니다.
인간에 관한 진리는 평화증진에 관련되는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머릿돌입니다. 사람들에게 이 진리를 가르치는 것은 평화의 가치를 긍정하는 가장 풍요롭고 지속적인 방법의 하나입니다.
여성과 평화교육
2, 평화의 길을 가르친다는 것은, 교황 요한 23세께서 회칙「지상의 평화」에서 평화로운 사회의 본질적이 요소라고 가리키신 가치들, 곧 진리, 정의, 사랑과 자유를 받아들이도록 마음과 정신을 열어젖힌 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삶의 모든 측면을 다 포함하고 평생 동안 지속되는 교육 계획입니다. 그것은 자기 자신과 타인들에 대하여 책임을 질 수 있고, 교황 바오로 6세께서 회칙「민족들의 발전」에서 강조하신 대로, 인간 전체와 인류 전체의 행복을 대담하고 지혜롭게 증진할 수 있도록 개인들을 훈련시키는 것입니다. 이러한 평화 교육의 효율성은 사회 생활과 교육에 여러모로 책임을 진 사람들이 협력하는 그 정도에 달려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저는 올해 세계 평화의 날 담화를 특별히 여성들에게 전하며. 그들의 전존재를 걸고 모든 행동에서 평화를 가르치는 교사들이 되도록 권유하고자 합니다.
사랑의 친교속에
3, 평화의 교사들이 되라고 특별히 여성들에게 당부하는 이러한 권유는 하느님께서 여성들에게 『인간을 특별한 방법으로 맡기셨다』는 깨달음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배타적인 의미가 아니라. 사랑의 공동 소명에 들어있는 보완 역할의 논리에 따라 이해되는 것입니다. 사랑은 한마음으로 평화를 추구하고 함께 노력하여 평화를 이룩하라고 남자들과 여자들을 부르고 있습니다. 상호 인식과 자기증여의 상호 작용으로 남자와 여자 사이에서 심오한 친교관계가 이루어지기를 하느님께서는 원하셨습니다. 남자는 완전한 평등성 안에서 대화할수 있는 반려자를 여자에게서 찾습니다.
남자와 여자가 서로 서로를 위하여 만들어졌다. 하더라도, 이 말은 하느님께서 그들을 불완전하게 창조하셨다는 뜻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는『남자와 여자를 서로 인격적으로 일치하도록 만드셨으며, 이 일치 안에서 각자는 상대를 위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인격적으로는 동등하면서(내 뼈에서 나온 뼈) 동시에 남성과 여성으로서 서로에게 보완이 되기 때문입니다. 상호성과 보완성은 인간 부부의 두 가지 근본특성입니다.
4, 슬프게도, 죄의 오랜 역사는 부부를 위한 남성과 여성을 위한 하느님의 원초적인 계획을 어지럽혀왔고 계속하여 어지럽히고 있으며, 그 완전한 성취의 길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원초적인 계획으로 되돌아가 이 계획을 힘차게 선포하여야 할필요가 있으며, 그럼으로써 특별히 그 성취의 실패로 고통을 받아온 여인들이 마침내 그들의 여성과 존엄을 온전히 표현할 수 있게 되어야 합니다.
우리 시대에 여성들은 이러한 방향으로 커다란 진보를 해왔으며, 가정생활은 물론 문화 사회 경제 정치 생활에서 괄목할 정도로 자기 표현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 여정은 어렵고도 복잡 미묘한 길이었으며, 때로는 잘못에 빠져들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그 여정이 아직 끝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실제로 긍정적인 길이었습니다. 평화를 이룩하는 일은 인격체로서 여성의 존엄에 대한 인정과 증진의 요구를 결코 간과할 수는 없습니다. 여성은 평화 교육에서 독특한 역할을 수행하도록 부름받고 있습니다.
평화의 여성들
5, 평화를 가르치는 교사가 되기 위하여 여성은 그 무엇보다도 먼저 자기 자신 안에서 평화를 키워야만 합니다. 내적인 평화는 하느님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음에서 나오고, 하느님의 사랑에 응답하고자 하는 열망에서 우러나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많은 여성들은 특별히 사회적 문화적 여건으로 인해 그들의 존엄을 온전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여성들을 위하여 특히 자기가 배우고 자란 교육과감성의 힘으로 그들이 자신의 내적 가치와 역량을 발견하도록 도와줄 수 있는 다른 여성들이 특별한 관심을 보여주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성이 여성을 도와야 합니다.
6, 자녀들을 기르면서 어머니들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특히 어린시절에 어머니와 아기를 결합시키는 특별한 관계를 통하여 어머니는 아기에게 안정감과 신뢰감을 심어줍니다. 어머니와 아기 사이의 이러한 최초의 관계는 또한 종교적인 영역에서 매우 특별한 교육적 중요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한 관계는 정규 종교교육이 이루어지기 훨씬 전부터 아기의 마음과 정신을 하느님께로 향하게 할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결정적이고도 민감한 과업을 결코 어머니 혼자서 도맡을 수는 없습니다. 자녀는 부모 모두의 현존과 보살핌을 필요로 합니다. 부모는 무엇보다도 그들이 살아가는 생활방식의 영향을 통하여 교육자로서 그들의 의무를 수행합니다.
이러한 최초의 교육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부모와 다른 가족들의 관계가 사랑에 가득찬 긍정적인 상호 작용으로 두드러진다면, 자녀들은 그들 자신의 체험으로부터 평화를 증진하는 가치들, 곧 진리와 정의의 애호, 책임있는 자유의식, 다른 사람들에 대한 존중과 존경을 배우게 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자녀들이 화목하고 만족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자라날 때에, 그들은 자신의 가족 관계에 비추어 바로 하느님의 사랑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7, 교육의 과업을 앞두고 가정은 『사회생활을 위한 최초의 기본적인 학교』평화를 가르치는 최초의 기본적인 평화 학교가 됩니다. 가정에서 그 내부의 균형이 훼손되고 심지어 파괴되는 심각한 위기를 겪을 때에 일어나는 비극적인 귀결을 상상하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흔히. 이러한 상황에서 여인들이 홀로 버림을 받습니다. 바로 그럴때 그 여인들에게는 다른 가정들과 종교 공동체들과 자원봉사자 집단들의 실천적인 연대 의식에서 이루어지는 도움만이 아니라 자기자신의 필수불가결한 현존을 부당하게 박탈당하지 않고도 자녀들의 요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인간적 사회적 경제적 지원구조를 통하여 국가와 국제기구가 제공하는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8, 또 다른 심각한 문제가 아주 어린 시절부터 아들과 딸을 차별하는 도저히 용납될수 없는 관행이 여전히 존재하는 곳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맨처음부터 여자가 무시당하고 열등한 인간으로 간주된다면, 그들의 존엄에 대한 의식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또 그들의 건전한 발전도 불가피하게 손상될 것입니다.
사회속의 여성들
9, 지역적 전국적 국제적 차원의 사회 경제 정치 생활에서 증대 되고 있는 여성이 현존은 매우 긍정적인 발전입니다. 여성은 모든 영역의 공공 생활에 적극 참여할 수있는 완전한 권리를 지니고 있으며, 이 권리는 또한 필요하다면 적절한 입법조치를 통하여 확인되고 보장되어야 합니다.
여성의 공적 역할에 대한 이러한 인정은 그러나 가정안에서 그들이 지닌 독특한 역할을 결코 손상시켜서는 아니됩니다. 사회의 행복과 진보에 대한 여성의 공헌은, 그 중요성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지만, 참으로 헤아릴 수 없이 귀중한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저는 이 극히 중대한 현실을 인정하고 증진하기 위하여 한층 더 결정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끊임없이 요구할 것입니다.
10, 우리는 오늘날 경악과 우려를 안고 온갖 폭력의 극적인 증가를 목격하고 있습니다. 불행하게도 여성들과 어린이들마저 이러한 맹목적인 폭력에 아주 빈번히 희생당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사회에서 전쟁의 비극만이 아니라, 바로 수태의 순간부터 모든 인간이 누리는 명백한 생명권에 대한 침해를 비롯, 온갖 인권 침해를 추방하기 위하여 가능한 모든 일을 다하도록 부름받고 있습니다. 개인의 생명권에 대한 침해는 전쟁이라는 극도의 폭력을 낳는 씨앗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까닭에, 저는 모든 여성들이 언제나 생명의 편에 서도록 호소합니다. 또한 동시에 저는 모든 사람이 고통받고 있는 여성들과 특히 어린이들을 도와주고, 전쟁통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고통스러운 상처로 찢긴 그 사람들을 각별히 도와주도록 촉구합니다.
11, 교황 요한 23세께서 공공생활에 대한 여성의 참여를 우리 시대의 징표 하나로 지적하실 때에, 그 분은 또한 여성들이 자신의 존엄을 깨달아 더 이상의 착취를 용인해서는 아니된다고 역설하셨습니다.
여성들은 그들의 존엄성이 존중되어야 한다고 주장할 권리를 지니고 있습니다. 동시에 그들은 남자와 여자 곧 모든 인간의 존엄을 증진하도록 노력하여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저는 1995년을 위해 계획된 많은 국제 활동들, 그 일부는 국제연합(UN)의 후원으로 북경에서 열리게 될 평등과 발전과 평화에 관하 여성대회처럼 특별히 여성을 위하여 계획된 활동들이 모든 인간 관계와 사회 관계를 평화의 기치 아래서 더더욱 인간답게 만들어가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해주기 바랍니다.
마리아 평화의 전형
12, 평화의 여왕이신 마리아께서 그분의 모성으로, 다른 사람들의 필요에 열린 그분의 모범으로, 고통에 대한 그분의 증거로 인해, 우리 시대의 여성들에게 가까이 계십니다. 마리아는 커다란 책임감을 지니고 하느님께서 전 인류의 구원을 위하여 그분 안에서 이루고자 하셨던 그 계획에 따라 살아가셨습니다. 사람이 되신 당신 아들의 어머니가 되게 하심으로써 하느님께서 그분 안에서 이루시신 기적을 깨닫고 나서, 그분은 맨먼저 손위 친척인 엘리사벳을 찾아가 도와주려고 하셨습니다. 그만남은 마리아에게. 마니피캇이라는 놀랍도록 아름다운 찬가(루가1、46~55)안에서, 그분과 함께 그분을 통하여 새로운 창조, 새로운 역사를 시작하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릴 기회를 주었습니다.
생명에 봉사하며 평화를 이룩하기 위하여 투신해 온 저 사람들을 지켜주십사고 저는 지극히 거룩하신 동정녀 마리아께 간청합니다. 마리아의 도움으로, 그들이 모든 사람들 앞에서, 특별히 어둠과 고통속에서 살아가며 정의에 주리고 목말라 하는 사람들 앞에서 평화의 하느님 그 사랑하시는 현존에 대한 증거를 보여주게 되기를 빕니다!
바티칸에서.
1994년 12월 8일
요한 바오로 2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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