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명한 중국의 사회과학자가 중국 정부 당국의 종교 정책을 비판하면서, 종교 활동에 대한 억압과 제약은 없어져야 한다고 지적해 화제다.
베이징 사회과학원 리우펑 교수는 현재 중국에서의 종교 정책이 개인의 신앙의 자유에 국가가 임의로 개입함으로써 신앙의 체계가 상실되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 중국 가톨릭 신자들은 애국회와 지하교회라는 두 갈래 갈림길에 서 있다. 정부 공인 단체인 애국회는 편리하지만 국가의 통제에 따르고 바티칸 교황청과 반목해 정통 가톨릭을 온전히 따를 수 없다. 또 다른 길인 지하교회는 가톨릭의 교리를 충실히 따름으로써 보편교회의 일원으로서 참된 신앙을 간직하지만 대신 중국 당국의 처벌, 고문 등의 탄압을 받아 몸이 고달프다.
중국에서 종교와 신앙의 자유는 헌법에 보장된 권리지만 ‘종교 사무조례’와 ‘중화인민공화국 경내 외국인 종교 활동 관리 규정’ 등의 법과 제도로 종교 기준을 정하고, 그 기준에 맞지 않을 경우 불법으로 간주해 탄압한다. 중국에서 종교는 개인의 사적인 영역만이 아닌 정부 정책 대상이다.
리우펑 교수는 「중국 권력의 아킬레스건: 종교(믿음)」라는 제목의 저서를 통해 “지금껏 중국은 종교 활동을 단지 합법 혹은 불법으로 양분하고 있다”며 중국 종교 정책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하고, 신앙은 개인뿐 아니라 국가가 지속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그 제약을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현재 중국 종교와 신앙을 분석하고, 신앙 없는 개인과 사회는 자멸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중국 사회에 ‘신앙 상실’이 팽배함에도 중국이 그것을 간과하는 데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우선, 그는 “오늘날 ‘신앙 상실’이라는 말이 중국에서 들린다”고 말한다. ‘신앙 상실’이란 국가 내 믿음 체계가 상실됐음을 의미한다. 그것은 공식적인 믿음 체계가 없다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국민 개인의 신앙으로 이뤄져야 할 믿음 체계를 국가가 인위적으로 개입하고 만들어내, 그 지위를 상실했음을 말한다.
리우펑 교수는 “신앙은 어떤 이론이나 신학, 관념 등에 대한 믿음이고, 개인의 주관적 감정에 따라 발생하고 자발적인 성격을 지닌다”고 정의하면서 “국가가 개인의 신앙을 강요할 수 없고, 강압된 신앙은 진정한 신앙을 이끌어내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현재 중국의 신앙은 국가가 만든 강요된 신앙이기에 국민 다수의 공감을 얻지 못한다”며 “중국이 당 이념에 갇혀 신앙을 잃어 가고 있다”며 중국 사회에 팽배한 ‘신앙 상실’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또, 그는 “개인에게 신앙은 인간 존재 의미를 깨닫고 목표를 이루기 위한 동기가 되고, 국가에게 신앙은 공동체가 공유하는 공동 목표를 이루는 윤활유 역할을 해 국민들이 더 큰 성취를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갈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개인과 국가의 신앙에는 차이가 있지만 서로 관련되며, 신앙의 주관적이며 자발적 성격으로 인해 국가의 신앙은 개인의 신앙이 모여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그렇지 않으면 신앙의 근본적인 힘이 꺾인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개인은 물론, 나라 그리고 전 인류에 있어 신앙은 박탈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리우펑 교수는 “어떤 나라도 그 존재가 흔들리고 분열되는 것을 원치 않기에 여러 민족을 통합하는 역할을 하는 종교와 신앙의 역할을 중요하게 여긴다”며 “중국은 그러한 종교의 역할을 간과한 채 국가 이념에 맞춰 통제하려고 하기에 그에 따른 문제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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