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 시인은 지난 1962년 ‘사상계 신인문학상’ 시부에 ‘내 이렇게 살다가’ 외 몇 편의 시가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22세의 젊은 나이에, 당시 신인 등용문 중 가장 윗길로 쳤던 종합교양지 사상계를 통해 등단한 것은 꽤나 자부심을 가질 만한 이력이다. 특히 신 시인은 한국 문단에서 치열하게 시의 가치를 추구해 온 작가로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시인 스스로도 시를 최고의 예술 형태로 인식하고, 신념을 갖고 써왔다. “이 정도면 괜찮으려니….” 하는 타협의 마음 또한 한 점도 가진 적이 없다.
“문학의 글은 어쩔 수 없이 한 줄 한 줄마다 작가의 혼을 드러냅니다. 하물며 고도의 정제와 압축을 요구하는 시에서는 단어 하나의 선택에서도 전 인격이 드러납니다.”
물론 그의 내면에도 펜을 꺾고 싶은 마음이 종종 엄습해왔다. 하지만 자기와의 싸움을 이겨낸 그의 내면에서는 도리어 장편소설까지 뻗어나갈 창작력이 뿜어져 나왔다.
“하느님께서는 진심으로 바라고 노력하는 이에게는 모든 것을 베풀어 주십니다. 저의 창작 활동은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탈렌트를 온전히 봉헌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가톨릭문인으로서 늘 자부심을 갖고 창작에도 매진해왔지만, 특히 50여 년 창작활동을 이어오면서 시인은 작품을 통해 자신의 신앙을 고백하고, 가톨릭을 시적 대상으로 승화시키는 데 더욱 당당해졌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칠순을 넘긴 나이에도 올해 상반기에만 신작 시 4편과 소시집, 각종 글을 선보였다. 원로 문인이기보다 ‘현역’으로서의 열정을 더욱 여실히 드러내는 시간이다.
“시인은 펜을 들고 있는 한 더욱 진지하고 치열하게 시의 가치를 살려나가야 합니다. 아울러 문학에는 무엇보다 거짓이 없어야 합니다. 저에게 지난 50년은 그러한 진실을 추구하는 시간이었기에 위로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