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톨릭출판사가 내놓은 각기 다른 여행 에세이 두 가지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떠나서 걸어 돌아온 길은 달라도, 그 종점은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사랑과 용기가 그득한 이야기들이다.

문 신부는 당시 예수 그리스도의 광야 체험을 해보고 싶다는 바람 하나로 무일푼으로 길을 나섰다. 노숙과 걸식, 히치하이크 등으로 이어진 여정, 하느님과 사람들의 인정에 자신을 온전히 내맡긴 시간이었다. 그 길의 끝에서 젊은 신학생은 결론을 내렸다.
“아직은 세상이 살 만하다.”
오늘날 교회의 모습과 역할에 대한 시각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스스로는 풀 수 없는 사회적 문제들에 갇혀 메말라가는 이 시대 젊은이들, 삶을 좀 더 지혜롭게 살아갈 용기를 얻고자 한다면 이 책을 한번쯤 펼쳐보길 권한다. ‘도대체 왜 지금 무전여행인가?’라는 질문이 떠오른다면, 문 신부가 남긴 네 개의 쪽지편지도 빼놓지 말고 읽어보자.

“800㎞를 걸어? 미쳤어?”
신앙 새내기였던 남편 유장근씨는 산티아고 순례를 권유한 아내의 말에 펄쩍 뛰기부터 했다. 그러나 순례를 통해 받은 감동은 작은 가슴에 흘러 넘쳐, 글 한 줄 써 볼 여유없이 살았던 그로 하여금 생애 처음으로 책을 쓰게 했다.
모든 것을 꼼꼼히 메모하는 남편 옆에서 아내 이윤순씨는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산티아고 길의 소울메이트」는 그렇게 부부 공동 작품으로 탄생했다.
24시간을 꼬박 함께 지내며 갈등하는 가운데, 길 위에서는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지는 가운데 배운 사랑을 고스란히 책 속에 녹여냈다.
한 걸음 한 걸음 걸으며, 하느님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기 전에 하느님 사랑을 일방적으로 받았다고 말하는 부부.
왜 신앙인으로 살아야 하는지를 깨달은 부부의 체험은 한 번쯤 산티아고 순례길을 계획했던 이들뿐 아니라 하느님 안에서 살고자 하는 부부들의 일상에 큰 도움이 될듯하다. 두 가지 종류로 기획, 발간된 표지도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