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1일 「노르웨이 노벨평화상위원회」가 동티모르 딜리교구의 카를로스 필리페 시메네스 벨로 주교(살레시오 수도회 소속)와 동티모르 저항운동 평의회(CNRM)의 공동의장인 호세 라모스 오르타를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 발표함에 따라 동티모르의 독립운동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가톨릭교회 주교로서는 처음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벨로 주교는 인도네시아의 탄압을 목숨을 걸고 해외에 알리면서도 항상 비폭력을 주창해왔던 인물로 가톨릭신문은 지난 7월14일자(13면)에 국내에서는 유일하게「올 노벨 평화상 0순위, 아시아의 로메로」란 제목으로 보도한 바 있다.
가톨릭신문은 이번 벨로 주교와 오르타의 노벨평화상 공동 수상을 계기로 한국교회가 동티모르의 독립을 위해 조금이나마 일조할 수 있는 바램을 갖고 동티모르의 독립운동과 이번 노벨 평화상이 주는 의미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동(東)티모르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동쪽 2천 Km에 위치한 티모르 섬의 동쪽 반을 차지하고 있는 동티모르는 말레이인과 멜라네시아인으로 구성되어 있는 섬나라다.
면적은 1만4천8백74㎢ 이며 인구는 80만 명이다.
1520년 경 포르투갈이 티모르 섬을 점령한 이래 네덜란드, 스페인 등에 차례로 시달려 왔으며 특히 17세기 이후부터 동티모르는 포르투갈, 서티모르는 인도네시아를 지배하던 네덜란드의 지배를 4백년 가까이 받아 왔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서티모르는 인도네시아에 자동 편입된 반면 동티모르는 지난 1975년 독립을 선언하고 「동티모르 인민공화국」을 수립했으나 그해 12월 인도네시아는 무력으로 동티모르를 침공, 당시 인구의 30%가 넘는 20만 명의 주민을 학살한 바 있다.
지난 75년부터 현재까지 동티모르는 여러 국제기구와 특히 유엔을 통해 자국의 독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유엔은 이미 12번이나 동티모르 지역에서의 인도네시아 군대철수를 결의한 바 있다.
인도네시아는 「티모르는 원래 하나」를 주장하며 무력으로 침공, 76년 27번째로 주로 편입한 이래 현재까지 탄압을 계속 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군다나 1991년 11월 12일 동티모르 딜리의 산타크로스 마을에서 인도네시아 군은 독립을 외치는 동티모르 민중들에 난사, 2천여 명을 학살하는 등 최근까지도 탄압은 더욱 심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수상 의미와 전망
인구의 85%가 가톨릭신자인 동티모르는 가톨릭교회와 동티모르 민족평의회(CNRM)를 중심으로 독립운동을 계속 펼치고 있어, 가톨릭교회의 대표이자 동티모르 민중들의 우상인 벨로 주교와 독립운동의 중심인 민족평의회 공동의장 오르타씨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계기로 동티모르의 독립운동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사실상 동티모르의 독립을 주도해 왔던 두 의인 벨로 주교와 오르타 의장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동티모르 독립운동에 불을 당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왜냐하면 이들의 평화상 수상으로 인해 동티모르의 실상이 전 세계 방방곡곡에 알려질 것은 당연하고, 지금까지 동티모르 독립을 위해 노력해온 해외 모임들이 힘을 가세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교황청 역시 이번 수상에 대해 『동티모르의 벨로 대주교의 노벨평화상 수상 소식에 매우 기쁘다』며 『항상 평화로운 해결책을 추구하면서 끊임없는 대화의 노력을 해온 그의 활동에 대한 정당한 평가』라고 밝혀,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계속해서 교황청은 『이번 수상이 국민들의 인권을 존중하면서 구체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 앞으로 동티모르의 독립투쟁에 희망과 바램을 드러내고 있다.
한편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번 노벨평화상 결정과 관련 『놀라움과 실망을 금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노벨상 위원회가 그들에게 평화상을 수여한 기준을 이해할 수 없다』며 반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아무튼 벨로 주교와 오르타 의장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전 세계가 환영하는 분위기. 한국의 유일한 동티모르 후원회인 천주교 인권위원회 동티모르 특별위원회(위원장=김용수 교수) 역시 발표를 접한 즉시 두 명의 수상자에게 축전을 보내는 등 환영하는 분위기다.
동티모르 특별위원회는 10월12일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밝히고 『국내외의 모든 선의의 사람들이 미얀마와 더불어 아시아의 가장 심각한 인권침해 현장의 하나인 동티모르가 인도네시아의 군부철권 통치에서 벗어나 생존권을 보장받고, 동티모르지역에 평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천주교 인권위원회는 지난 6월 동티모르 특별위원회를 발족시키고 국내의 관심있는 인사들을 규합, 앞으로 체계적인 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오는 11월12일 딜리 학살 기념일을 기해 국내 동티모르 연대모임을 결성할 예정인 이들은 이번 수상 결정 소식을 듣고 활동을 가속화 시킬 전망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동티모르 특별위원회 위원장 김용수 교수는 『이번 결정을 환영하면서 앞으로 동티모르 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많은 이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 『특히 벨로 주교의 수상을 계기로 한국 천주교회가 동티모르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 벨로 주교, 그는 누구인가
「아시아의 로메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동티모르의 카를로스 필리페 시메네스 벨로 대주교(48)를 두고 하는 말이다.
『나를 죽이고 싶으면 죽여라. 그러나 너희들이 이 가엾은 젊은이들을 위한 내 기도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벨로 대주교는 인도네시아로부터 독립을 위해 피를 흘리고 있는 동티모르의 민중을 대표해온 국민적인 인물이다.
동티모르의 동부 와일라칼마의 농촌에서 태어난 벨로 주교는 바타우시에서 초등교육을 받은 후 63년 딜리시 인근의 가톨릭신학교를 졸업하고 68년 포르투갈에 있는 살레시안수도회로 옮겼다.
80년 서품 후 이듬해 티모르로 돌아와 35세 때인 83년 딜리시의 반인도네시아 활동으로 유명한 로페스 주교가 정부의 압력으로 바티칸에 소환되자 그를 대신해 주교직을 수행했다.
88년 주교로 서품된 그는 인도네시아 당국이 임신부들에 대해 강제유산 등 무자비한 산아제한 조치를 비난하고, 91년 11월 12일 산타크로스 공동묘지에서의 대학살을 알리는 등 동티모르의 독립과 군부정권의 잔학상을 세계에 고발하는데 앞장서왔다.
우편물에 독극물이 든 케이스가 배달되는 등 늘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 벨로 주교는 동티모르의 독립과 인권운동의 희망이기도 하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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