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문이 없었다면 구령도 못 받을 뻔했다는 말이 구교우들 사이에 오갈 정도로 한글이 한국교회에 미친 영향은 실로 막대합니다』
한글학회 회원으로 30여 년간 우리글 사랑에 헌신해온 샬트르 성 성 바오로 수녀회 대구관구 정 베드로 수녀는 한국교회가 한글날 공휴일 제정에 앞장서 줄 것을 호소했다.
정 수녀는 유엔이 매년 문맹퇴치를 위해 공헌한 이를 시상하는 상의 이름이「세종상」으로 불릴 정도로 한글의 우수성이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데 반해 국민들의 한글 무시풍조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단다.
『말이 없으면 민족도 없다』면서 한글사랑을 호소한 정 수녀는『만주벌판을 호령한 겨레의 혼을 키워가기 위해서라도 한글날 공휴일 제정은 시급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토착화의 관건이 우리말』이라 강조한 정 수녀는 일제 치하에서 주교들이 공소 회장들에게 한글 교육 임무를 부여하고 이를 소홀히 할 경우 보속을 주기도 한 전례를 들며 교회 차원의 한글사랑 운동을 요청했다.
교회용어 한글화 작업을 추진 중인 정 수녀는 앞으로 가정에서 자녀들과 기도하며 한글을 사랑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 중이라 한다.
우선 한자가 많이 섞인 아침 저녁기도 등 주요 기도문을 우리말로 바꾸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정 수녀는 작업이 마무리 되는 대로 관심 있는 이들에게 보급함으로써 기도하는 가운데 가정성화와 한글사랑을 동시에 도모하고자 한다.
『아동들을 대상으로 하는 영어 초기교육이 붐을 이루고 있는 현상은 우리글을 무시하는 세태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정 수녀는 외국어 능력이 우리말 능력 이상 발달할 수 없다면서『조급한 부모들이 발 벗고 나서 어린이들의 마음에서 겨레의 정신을 말살하고 있지는 않는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고 역설한다.
외국어가 도심을 도배하다시피 한글이 수난 받고 박대 받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는 듯 정 수녀의 주름살은 더욱 깊게 패인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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