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에 가깝게 아버지의 손때가 묻은 나무들이지요. 연만한 딸 시집 보내는 기분입니다. 치워버렸다는 후련한 마음 뒤에 아쉬움과 허전함이 남아 있을 수 밖에 없지요』
공예가 목양(木羊) 박성삼(요셉)씨의 유품이랄 수 있는 엄청난 양의 목재들을 두군데의 수도원으로 「시집」보낸 부인 김병은(마리아ㆍ88)여사와 딸 박정자(요안나 프란체스카ㆍ68)씨. 마치 자식처럼 나무를 사랑했던 고인이 작고한지 10년만이다.
손바닥만한 조각 나무에서부터 온갖 종류의 나무들이 인부들의 손을 빌어 대문 밖으로 나설 때 두사람은 남편이자 아버지, 평생을 나무와 함께 살아온 명장(明匠)의 흔적을 떠나보내는 허전함을 느낀다.
『하지만 아버지의 숨결이 기도하는 집 곳곳에 살아있게 되니까 마음은 편안합니다』
두 딸 중 장녀로 30여 년 이상을 「도망가지 않는 조수」로 아버지의 솜씨를 배워 익힌 박정자씨는 아버지의 분신인 이 나무들이 다른 곳도 아닌 수도원으로 가게 된다는 사실에 허전함을 달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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