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지 6주된 한 미혼모가 병원을 찾아갔습니다. 몇 년전이라면 이 아가씨는 간단한 검진을 받고 낙태수술 날짜를 예약한 뒤 무거운 마음으로 돌아갔겠지요. 하지만 이제는 그저 알약 몇 개를 받아 집에 가서 아무도 모르게 환영받지 못하는 이 새 생명을 유산시키겠지요』
프랑스에서 개발한 낙태용 알약 RU-486이 미국에 본격 상륙할 전망이다. 최근 미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가 일명 미페프린스톤으로 불리는 복용 낙태제 RU-486의 안정성과 효능을 인정하고 이 약을 낙태수술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약품으로 승인해 줄 것을 FDA에 건의했다.
자문위원회의 결론을 FDA가 반드시 받아들일 의무는 없지만 이들의 의견이 존중되는 것이 통례. 따라서 아직 이 약의 미국내 발매가 허용된 것은 아니지만 자문위원회가 찬성 7, 기권1호로 이 약의 승인권고 결론을 내림으로써 빠르면 내년 초부터는 판매될 것으로 전망된다.
극도의 인간 생명경시 풍조를 웅변하는 이 약의 개발은 무엇보다 『낙태편의주의』에 근거한다. 이미 프랑스 등 일부에서 수십만명이 복용한 것으로 알려진 이 약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은 물론 특히 산아제한을 국가정책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후진국과 개도국에 확산될 경우 엄청난 비극적 결과를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RU-486의 발매로 누구나 손쉽게 손에 넣을 수 있게 되면 의사와의 상담 등 유산을 저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과정조차도 사라지고 가족이나 다른 누구에게도 임신 사실을 알릴 필요없이 은밀히 유산을 하게 될 것이다. 생명에 대한 아무런 의식없이 감기약이나 소화제를 먹듯이 임신과 유산을 반복하게 될지도 모른다.
RU-486은 독일 훽스트사의 프랑스 자회사인 루셀 우클라프사가 지난 80년 경구피임 및 임신중절 알약으로 개발, 프랑스 여성 2천1백15명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거쳐 88년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 당시 생명운동단체 등은 이에 거세게 반대했지만 정부가 「여성의 권리」를 내세워 승인한 뒤 영국(91년), 스웨덴(92년) 등 다른 유럽 여러나라에서도 인정됐다. 지금까지 이 약은 유럽과 중국 등에서 약 20만명에 달하는 여성이 임상실험 등을 통해 사용한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에서는 83년 민간단체인 「인구회의」가 FDA로부터 약의 실험을 승인받았고 클린턴 대통령은 94년부터 2년간 2천1백21명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하고 FDA에 승인신청을 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그리고 7월19일 자문위원회의 승인권고를 통해 미국내 발매가 임박했다는 전망을 보여주고 있다. 미페프린스톤은 임신에 필수적인 여성 호르몬 프로게스테론을 억제, 태아의 자궁벽 이탈을 일으켜 유산을 시킨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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