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공(年功)의 탓인가 봅니다』
대한민국 예술원 96년도 예술원상 문학부문 수상자로 확정, 발표된 김남조(마리아 막달레나ㆍ69) 시인은 수상 이유를 연륜으로 돌렸다.
하기야 「문학의 위기」라는 말이 그리 낯설지 않은 요즘, 시인이 쌓아온 오랜 문학적 경륜과 모범은 그 자체로 어떤 문학상보다도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인이 지금까지 발표한 주옥 같은 시편들은 그의 수상이 단지 「연공의 탓」만은 아님을 쉬이 알게 해준다.
시인은 소위 문학의 「위기」라는 표현에 그대로 동의하지는 않는 듯 싶다.
『문자 시대가 가려지는 느낌은 분명히 있습니다. 영상 문화의 기세가 왕성하는 반비례로 문자 예술로서의 문학이 위축되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지요. 하지만 문제는 인간 본성 안에는 「문자 문화적인 향수」가 자리잡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문자를 바탕으로 하는 문학적 영토가 영상 문화의 세력에 의해 잠식되고 있다」는 단정은 기우(杞憂)라는 것입니다』
그는 『한가지 문화 요소의 범람기가 지나면 다시 균형을 회복하는 단계가 도래하게 마련이고 작금이 문학 쇠퇴로 보이는 것은 인간 사고 양식이 전환기를 지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첨단 영상 매체의 확대, 급속도로 진전되는 정보화의 흐름은 문학 자체의 지형에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시인은 이처럼 팽배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바른 판단과 선별의 능력을 위한 성숙된 가치관이 문화와 삶을 결정하는 요체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런 관점에서 인간 존재와 삶을 궁구(窮究)하는 문학과 책의 가치는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인간과 신의 존재에 대한 성찰을 주제로 삼아온 「가톨릭 문학」의 부흥은 어느때보다 절실한 것으로 시인은 지적하고 있다. 그는 『가톨릭 신자 문인들의 작품 속에 더 진지하고 치열한 가톨릭 정신의 세례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며 그런 면에서 시인 배달순씨가 최근 발표한 시집 「성 김대건 신부」를 귀한 추수라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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