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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사회는 저출산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 모색에 혈안이 되어 있다. 과거에 다산(多産)을 큰 축복으로 여기던 시절과는 달리 마치 생명을 자기 인생에 발목을 잡는 혹같은 존재로 여기고 있으니 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결국 한 가구당 평균 자녀수가 1.24명(2011년 통계청 자료)으로 나타나고 있고 자신들이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자녀를 낳고 기르는 일로 빼앗길 수 없다는 이른바 딩크족(DINK : Double Income No Kids)을 추종하는 젊은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부부의 생활 자체가 자녀 없이도 얼마든지 가능하며 자녀를 갖는 것은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현실적인 이유로 자녀를 거부하는 오늘날, 이미 편의주의적이고 이기적인 성향이 가득찬 현실의 경제논리 속에서 아이들은 사라져 가고 있고 세상은 온통 맏이들로만 가득차 있다. 인간의 관계적 성격 유형을 살펴보면, 맏이는 책임감이 강하고 현실적이어서 관리직종에 종사하는 것이 무난하고 둘째의 성격 유형은 대부분 내성적인 사람이 많아 혼자서 해결하는 욕구가 커서 연구직에 적합하다고 하며 셋째는 창의적인 면이 강하며 모험심이 많아 새로운 일을 좋아한다고 한다. 물론 모두가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성장과정 속에서 형성되는 성격들이 조화를 이루어 나가는 것이 세상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처럼 세상이 맏이로만 가득하다면 앞으로 연구와 도전은 어떻게 이루어 가겠는가? 첫째도 있고 둘째도, 셋째도 함께 서로가 어울려 이루어 가는 세상이 되어야 인류가 발전하며 미래의 희망이 있는 것이다.
적게 낳아 잘 키우자는 우리의 교육은 아이들에게 오로지 지식만을 강요하고 대학입학만이 삶의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는 기형적인 인격을 만들어서 꿈많은 학창시절을 빼앗아 버렸고 이 학원, 저 학원을 전전긍긍하는 자녀들은 미래의 희망없이 그저 눈앞의 위기를 모면하는 것이 전부일 뿐이다. 도대체 지금 이런 상황이라면 아이를 낳아 교육을 시킨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가? 과연 이렇게 자기중심의 이기적인 인간을 양성하는 현실에서 자녀들은 우리의 꿈이요, 희망이요, 내일인가?
불치, 난치병의 해결을 위해 인간의 존엄성이 사라지고 난자와 정자가 떠다니는 현실에서 아기를 낳자는 신부의 말이 공허하게 들릴지는 모르지만, 경제적 현실을 이겨낼 논리가 부족할지는 몰라도 하느님의 모상으로서의 창조된 그분의 걸작품(에페소2,10)인 우리 인간을 거룩하고 풍요롭게 바로 세우는 일이야말로 나의 소명이요, 성소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