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했기 때문에 배움의 꿈을 접어야 했던 기억들. 부모의 사랑을 제대로 받아보지도 못하고 청소년기를 보내야 했던 어린 시절의 추억들.
이러한 기억들이 밑거름이 되었을까. 강창호씨(스테파노·56)가 20년간 이끌어오고 있는「인성장학회」에 관한 얘기는 알음알음으로 퍼져 사회의 작은 귀감이 되고 있다.
『대단한 일은 아닙니다. 고향에 대한 향수라고 할까요. 그리고 제가 자랄때 어려웠던 기억이 나서 시작한 일입니다』. 서울 서대문에서「인성약국」을 경영하고 있는 강씨는 북제주군 애월읍이 고향이다.
『20년 전만 해도 농촌지역엔 입학금이 없어 진학을 못하는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그 아이들의 입학금을 대주면서 인성장학회가 시작됐어요』
이듬해부터 강씨가 다녔던 귀일중학교 졸업생 중 4명을 선발, 고교 입학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내놓았다. 꼬박 20년이 흘렀으니 장학금 혜택을 받은 학생은 80명에 이른다.
『요즘은 사정이 다르지만 예전엔 약국이 호황이었어요. 재산도 좀 모았지요. 하지만 한 푼도 헤프게 쓰지는 않았습니다』.
서대문에서 30년 터줏대감 노릇을 해오고 있지만 그의 생각은 늘 고향에 머물러 있다. 제주도 장애인협회에 관여해 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소년소녀 가장 돕기에도 남모르게 앞장섰다. 애월읍 일대 노인들을 모시고 경로잔치를 베푼 것이 두 차례. 한 번에 2~3천명이 모이는 대규모 경로잔치였다. 선물까지 준비할려니 한 번에 드는 경비만 수천만원이었다고 한다.
제주교구 신창성당 신축공사에 4백만원을 내놓았고, 현재 추진중인 교구 선교1백주년 사업에도 지원을 아끼지 앟고 있다. 그는 현재 애월읍 청년연합회 고문, 애월읍 라이온스 회원, 제주대 경영대학원 2기 동창회장, 애월 청년회의소 명예회원 등을 맡고 있다.
『제가 한 것이라곤 정말 아무것도 없습니다. 다만 앞으로 노인들을 위한 복지사업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볼 생각입니다』
강씨는 국교 5학년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할머니 할아버지 슬하에서 자랐다. 중학교를 졸업하고선 형편이 어려워 1년간 학업을 쉰적도 있다. 이런 경험들이 어려운 이를 그냥 넘기지 못하게 만든다고 했다.
『대부분 남을 돕는 방법을 몰라서 못한다고 생각해요. 그건 또 한번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못한다는 말도 돼지요. 제가 해온 일이 결코 남들이 할 수 없는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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